미 현대미술관 지하철 공사로 수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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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나라도 국보 제1호인 남대문 옆으로 지하철을 뚫는 공사 때문에 문화재 훼손가능성 문제를 놓고 한때 커다란 논의가 있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최근 한국의 국보 제1호인 남대문과는 비교 할 수도 없는 한 미술관의 내부 벽 균열을 지하철공사와 관련시켜 크게 보도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문제의 미술관은 워싱턴 시에 있는 미국현대미술관(내셔널·컬렉션·오브·파인·아츠).
이 미술관의 링컨·갤러리가 지난 4일 예고도 없이 갑자기 문을 닫았다.
이 미술관건물의 맨 위층인 3층에 있는 링컨·갤러리 내벽과 바닥에 균열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균열이 어떻게 해서 생겼는지는 구체적으로 알수 없으나 의혹을 살만한 대상이 하나있었다. 그것은 이 건물 바로 앞에 대규모의 지하철공사가 한창이었다.
얼마전에 생긴 이 균열은 몇개 안되는 것이지만 벽 위에서부터 바닥까지 뻗쳐있을 뿐 아니라 다른 쪽 벽에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균열은 4일 아침 경비원에 의해 처음 발견됐는데 미술관당국은 즉각 링컨·갤러리를 폐문 해 배렸다.
이방은 미국화가들의 작품을 수장하고 있었으며 링컨 대통령의 두번째 취임무도회가 열린 곳으로 유명하다.
대부분 대리석으로 돼있는 축구장만큼 넓은 곳인데 방바닥에서 벽토와 벽돌조각이 발견됐다. 그러나 소장돼있던 그림이나 조각품들은 손상되지 않았다. 좁기는 하지만 쉽게 판별할 수 있는 이 균열이 어느 정도로 확대될지는 아직 알수는 없다.
워싱턴시 지역 도로당국은 지하철공사가 이 균열의 원인이 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적어도 이공사가 미술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알고 있었고 또 이에 대한 항의가 있었다는 것도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 도로당국은 지하철공사 주변의 다른 건물들에 대해서도 균열조사를 하고있다고 말했는데 앞으로 어떠한 조처를 내릴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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