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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앞서 보람 찾아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자연스러운 인구의 이동이 아니라 사치성을 띤 도피 행각적 성격으로 변해 간다고 하여 한국사회에서 최근 이민문제가 크게 논란되고 있다. 특히 한국사회의 지도급 예술인, 지식인 가운데 이민 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 심리적으로 더욱 착잡한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이민의 모럴을 주제로 열린 15일의 Y시민논단에서 조향록 목사(초동교회)는 『고국을 떠나는 일은 외로운 일이다. 인생으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거세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고국을 떠나겠다는 사람을 탓하기 전에 그들의 발전에 국가가 얼마나 도와주었느냐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가발전에 필요한 지식과 돈이 유산되기 때문에 이민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이러한 능력을 충분히 활용시키는 기회를 그들에게 주어야하는 정치적 행정적 조처가 더욱 문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많은 한국사회에서 오히려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는 고명식씨(동양통신)는 그렇지만 개인에의 챌린지가 너무 심하여 감당할 수 없을 때 한국사회의 엘리트들이 고국을 떠난다고 보았다.
그러나 생존에 위협을 받고 도저히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경우는 어쩔 수가 없지만, 재산의 도피나 신변의 안전을 위한 일부 층의 이민은 사회 불안을 더욱 고조시키는 타기할 행동이라고 못 박았다. 최근 특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민은 국가발전에 유능한 인재가 고국을 떠난다는 데서 생긴다는 점에는 참석자들이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
『떠나는 사람을 욕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먼저 국가가 얼마만큼 물질적 보답을 해주웠으며, 아니면 그들이 국가 발전에 참여하여 소외감을 갖지 않을 정도로 정신적 보답을 해주었느냐를 반성해야 한다』는 조향록 목사는 이러한 모든 여건이 다 충족된 뒤에도 남는 인재가 있다면 이는 오히려 장려해도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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