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미 총기거래 실태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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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있으면 헬기 격추용 무기도 쉽게 살 수 있다.'

연이은 총격사건으로 총기 규제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총기 매매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온라인 총기거래는 신분확인이나 신원조회, 서류작성 등의 검증 과정이 없어 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각지대다.

이로 인해 전과자와 정신질환자, 심지어 테러 용의자 등 총기 구매가 금지된 이들이 주요 총기 구입 루트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개인간 인터넷 총기판매 인기 사이트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인스타그램(Instagram)'. 이 사이트에 접속해 총기를 선택하면, 쇼핑몰 주차장 등 접선장소에서 총기 판매상과 만나 돈을 건네고 총기를 받는 식으로 매매가 이루어진다.

이들 총기상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AK-47 소총부터 시작해 AR-15 반자동 라이플(사진), 심지어 헬리콥터 격추에도 사용할 수 있는 50구경 캘리버 라이플 등을 판매하고 있다.

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총기는 반자동 소총인 AR-15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전국에 약 400만정이 팔린 것으로 알려진 AR-15은 이번 LA공항 총격사건과 지난해 콜로라도 오로라 극장 총격사건 등에 쓰여졌던 총기로도 유명하다.

현재 4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총기산업에서 AR-15 총기와 관련 액세서리가 차지하는 판매액은 10억 달러에 달한다.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50구경 캘리버 라이플 장총은 사거리가 5마일이나 되며 장갑차까지 뚫을 수 있는 고성능 공격용 무기로, 헬기를 격추시킬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다.

‘미국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의 이사인 아카디 거니는 “운영허가를 받은 총기상점들은 총기 구입자들의 신원을 조회할 수 있지만 인스타그램과 같은 온라인을 통한 총기매매는 신원조회가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총기매매가 가능한 웹사이트가 많아지고 있다. 총기구매자 30명 중에 한 명은 총기를 소지하면 안 되는 범죄자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여간 불안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가주를 비롯해 대부분의 주에서는 온라인 총기매매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연방정부의 관계자도 “온라인 총기매매에 대한 연방법이 따로 없다”면서 “정식으로 총기판매허가 등록을 하지 않은 총기상들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루트”라고 말했다.

이처럼 문제가 불거지자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총기판매를 규제하는 관련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의 에드 마키 상원의원은 “인터넷을 통한 불법 총기매매가 범람하고 있다”면서 “특히, 인스타그램은 총기판매자와 구매자가 아이디를 등록하지 않아도 매매가 이뤄질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며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페이스북에 온라인 총기판매를 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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