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시장" 별명도 지어 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2일 열린 공화당 확대 간부 회의는 그 동안의 국정 감사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순조롭다고 평가했다. 상임 위원장들의 감사 보고에서 고재필 법사 위원장은 『사법 파동의 여파를 걱정했었으나 지방 감사 때 별스런 반응이 없었다』고 했고 김창근 재무위원장은 『재무위 감사에는 자료 제출 요구가 너무 방대해서 다소 곤란을 느낄 뿐』이라고 말했다는 것.
야당이 11일 산림청 감사 때 들고 나온 산림 조합의 선거 관여 문제에 대해서 전휴상 농림 위원장은 『칠곡군 산림 조합 상무가 파면된데 앙심을 품고 자료를 제공한 것인데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보고했는데 총무단에선 『야당이 중앙 감사에서 폭로 전술을 계속 쓸지도 모르니 감사를 안이하게 생각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그런데 문제된 산림 조합 사건은 신민당의 김창환 의원이 「중단 없는 전진」이란 표제의 본부가 지부에 보낸 선거 문서를 폭로한 것.
장송조 회장은 처음엔 『산림 지도원이 산에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반공 교육을 위해 시사 문제를 다룬 것』이라고 대답했다가 김 의원이 유인물의 제목은 읽어 보이곤 『이게 시사 교육이냐』고 다그치자 장 회장은 『선거 계몽 교재』라고 시인하곤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내겠다』라고 물러섰었다.
재무위의 11일 전매청 감사에서는 수감 기관 측의 답변이 서둘러 오히려 감사 위원들이 답변을 지도하는 풍경도-.
야당 의원들 질문에 『전매익금 4백80억원 전출이 제게 부하된 임무』라고 고지식하게 답변한 고재일 전매청장은 이중재 (신민)의원으로부터 『참 답답하다. 의원들께서 줄여달라고 답변해야지!』란 주의를 듣고는 『의원들께서 결정할 문제니 처분에 맡기고 더 이상 얘기 않겠다』고 정정.
또 고 청장이 내용을 잘 몰라 진의종 (신민) 의원에게 계속 몰리자 보다 못한 김창근 위원장과 정판국 (공화) 의원이 배석한 국장들에게 『청장 답변을 보좌해 줘야지. 우두커니 앉아 있으려고 와 있느냐』고 질책을 하기도. 그래서인지 하오 감사에서는 국장들이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보충 설명을 하느라고 부산했다.
문공위의 서울시 교육위 감사에선 기발한 질문이 많았다.
이택돈 (신민) 의원은 질문 서두에서 『질문하는 가운데 교육 안에서 부정이 드러나면 인책 사퇴 할 용의가 있느냐』고 하여 하점생 교육감은 머뭇거리다 고개만 숙여 인사를 했고 신도환 (신민) 의원은 양탁식 시장에게 위수령 발동 경위를 추궁하면서 『양 시장은 장갑차 시장』이란 별명을 지어주기도-.
또 이도선 (공화) 의원은 『사립학교장 회의에서 교장에게 반항하는 교사들을 서로 채용치 않기로 하는 통문까지 들려 교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사립 학교의 매매엔 부동산이 아닌 학생 수가 가격의 평가 기준이 되고 있는데 알고 있느냐』 『버젓이 우리 학교를 두고 외국인 학교에 학생을 보내고 있는 학부형의 명단을 공개할 수 있겠느냐』는 등 예상 밖의 질문이 나와 답변을 머뭇거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