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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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혼혈선수들에게는 갈곳이 없는가.
6·25 사변후부터 이땅에서 자라온 많은 혼혈아들은 각종「스포츠」 에서 맹활약중이지만 대학진학이냐 취업의 길이 막혀있어 6·25의 비극을 또 다시 실감케하고 있다.
동대문상 야구부의 김영도(18)와 남영수(18)는 똑같이 내야수에 4, 5번을치는 강타자. 금년 3학년으로 대학이나 실업으로의「스카우트」가 가능한 실력인데도 단지 흑인혼혈아라는 이유 때문에 현재 갈길을 잃고있다.
김영도와 남영수는 지난 69년 동대문중을 졸업한 중학동창생으로 다같이 1백80cm에 이르는 큰 키에 체중이 80kg이 넘는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 김영도는 1학년때부터 부동의 4번타자에 1루를 지켜놨고 남영수는 작년의 중앙일보사 주최 대통령배쟁탈전국야구대회 부산상과의 9회말 공격에서 희심의「라이트·으버」 2루타를 날려 동대문상을 준우승으로 끌어을린 대형타자.
따라서 이들의 실력을 인정하고있는 몇몇 대학과 실업「팀」은 지난여름이후 계속 접촉을 벌여오다가 최근 혼혈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스카우트」를 꺼리고 있어 졸업을 앞둔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는 소식.
농구의 경우 지난해 대경상을 졸업한 강호남(20)은 현재 중앙대에서 「스타팅·멤버」로 활약, 한때「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희파견후보 선수로도 선발된 바 있다.
그리고 「프로·복싱」에서는「페더」급의 최문석(18)과 「플라이」 급의 나대성(18)이 두각을 보여 앞으로의 대성이 기대되는등 각 종목마다 혼혈선수의 활약이 크다.
그러나 야구에서 김영도와 남영수에 대한 일부 팀들의 미묘한 움직임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라고「스포츠」계에서는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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