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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친선은 문화교류로" 일본 펜·클럽회장「세리자와」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일본의 저명한 작가이며 일본「펜·클럽」회장인「세리자와·고오지료」씨(근택광치량·74)가 관광차 27일 내한, 사흘동안 머무른 뒤 30일 떠났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 약 60년 동안 단편60여편 장편60여편을 발표해온「세리자와」씨는 우리 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노벨」상수상작가인 「가와바다」씨와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 작가로서 「노벨」문학상추천위원 6명 가운데 한 사람이기도 하다.
늘 한국을 의식하고 있으면서도 정신적 부담감 때문에 한국을 찾는 것이 이렇게 늦어졌다는「세리자와」씨는 여러 나라 여러 도시를 다녀 봤지만 서울처럼 자연의 혜택을 많이 받은 도시는 처음이라고 서울예찬을 털어놨다.
「세리자와」씨는 한국문학은 접촉할 기회가 없어 전혀 백지나 다름없으나 이러한 지리적 정치적 여건으로 보아, 또 몇몇 한국작가들과의 대화에서 느낀 그들의 의식구조로 보아 한국문학이 조만간 세계문학의 대열에 오를 것을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내가 즐겨 다루는 것은 사랑과 죽음에 대한 문제들입니다. 한말숙씨와 문학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완전히 서로 공감하게 되더군요. 한국과 일본의 작가들이 서로 자주 접촉하여 문학적 교류를 갖는 것이 해묵은 민족간의 감정을 해소시키는 가장 좋은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세리자와」씨는 일본「펜·클럽」의 가장 중요한 사업가운데 하나가 1년에 네 차례 「펜·뉴스」를 발간하는 일인데 일본작가들이「펜·뉴스」를 통해 세계에 그들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것으로 미루어 한국작가들이 「펜·클럽」단위로 교류하여「펜·뉴스」에 작품을 발표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내다봤다. 「펜·뉴스」는 영문으로 발간되어 세계 각국「팬·클럽」에 보내지는데 좋은 작품이 소개되면 각국에서 그들의 말로 번역소개, 고료를 보내오는 일이 많다고 한다. 『지금 쓰고 있는 작품은「멀어진 내일」이라는 소세인데 「내일」은 평화를 뜻하는 말로서 「멀어진 내일」은 평화가 올 것 같으면서도 멀어지고 있다는데 역점을 둔 것이지요.』
「세리자와」씨는 부인과의 사이에 4녀를 두었는데 막내딸인 강령자씨가 주한일본대사관에 근무하는 부군과 함께 현재 서울에 살고 있다. <정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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