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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치슨」과 「6·25」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50년을 전후해서 혁명질서를 설계, 주창해온 냉전의 기수 「딘·애치슨」 전 국무장관이 12일 서거했다.
그와 관련해서 우리에게 가장 뚜렷하게 상기되는 일은 미의 아주 방위선 『애치슨·라인』에 관한 50년 1월12일의 「워싱턴」 「프레스·클럽」연설이다.
문제된 구절을 인용하면 미국의 방위선은 『「얼류션」열도에서 일본·유구 열도로 이어진다. …이 방위선은 다시 유구에서 「필리핀」 군도로 연결된다.』
같은 해 6월25일 북괴가 남침하자 그 원인을 찾던 미국관사들과 학자 중에는 이 발언을 북괴가 『남하과 대만은 미국 방위권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말로 해석, 남침을 결정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전쟁의 책임을 「애치슨」장관에게 돌렸었다.
이에 대한 변명은 구구하다. 첫째는 49년 국부가 대만으로 후퇴한 후 「애치슨」은 본토를 장악한 중공의 세력권을 인정하기로 정책을 굳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애치슨」자신은 자기의 회고록 『창조기에 배태된 현재』에서 세 가지 점을 들어 자기 변명을 하고 있다.
즉 그는 첫째 자기는 그때까지 「하와이」와 서해안을 미국의 방위선으로 인정하던 종래 정책의 전진적 의미에서 일본 「필리핀」선을 주장한 것이라는 것과, 둘째 방위선에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를 넣지 않았는데도 이 두 나라가 침략 받지 않았지 않았느냐는 것이고, 셋째는 「맥아더」장군이 그 전에 이미 자기가 말한 것과 같은 내용의 새 방위선을 밝힌바 있기 때문에 자기는 면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수한 인명을 앗아간 이 전쟁이 과연 그의 발언에서 초래했는지, 어쩐지는 이미 역사의 문제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의 발언이 내포한 미국정책에 대한 책임은 그대로 남아있다. <장두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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