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고혈압 환자, 관리 잘 하면 뇌졸중 위험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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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임상욱 교수

고혈압은 중풍이라고도 하는 뇌졸중, 협심증, 심근 경색 등의 혈관성 질환과 신장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이 되는 만성 질환이다. 합병증 중에 한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뇌졸중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서 혈압의 수치에 비례해서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전 연령층에서 이완기 혈압이 105mmHg 이상인 사람은 76mmHg 이하인 사람 보다 뇌혈관 질환 위험이 10~12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서는 오히려 수축기 혈압이 더 관련이 많다고 알려져 있어 이완기 뿐만 아니라 고령의 수축기 고혈압도 중요한 원인 질환이 된다고 할 수 있어 치료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뇌졸중은 혈관이 좁아지거나 혈전에 의한 경우가 85% 정도 되고, 나머지는 고혈압의 주요한 합병증인 뇌출혈로 나타나게 된다. 뇌출혈이 발생하면 10명 중 2명이 사망하고, 또 10명 중 2명은 생존한다고 해도 영구적인 마비와 부분마비 등의 장애가 남는다. 뇌출혈은 60대 이상의 고령에서, 겨울이나 환절기에, 특히 오전에 흔히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혈압이 이 시간대에 가장 많이 증가하고 갑작스런 변화가 발생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고혈압 환자들은 운동이나 야외 활동 시에 이 같은 사항을 유념하여야 한다.

고혈압 환자에서 뇌출혈이 발생하기 쉬운 이유는, 오랜 기간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은 혈관 벽에 동맥 경화로 인한 혈관 내경의 협착과 같은 변화나 혈관이 꽈리처럼 늘어나는 동맥류와 같은 일종의 후천적인 혈관 기형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갑작스런 혈압의 상승이나 심박 수의 증가로 인한 혈관 내의 스트레스가 부하되면 뇌출혈이라는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대부분 수년간 어느 정도 기간의 고혈압을 앓은 후에 발생되는 합병증으로 초기의 고혈압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그런 위험성이 적은 편이며 오히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 개월의 관찰이 더 도움이 될 수가 있으므로 단 한번의 측정으로 고혈압으로 진단하는 것은 깊이 숙고해야 할 것으로 판단이 된다. 따라서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거나 혈압이 높다고 의심이 되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서 본인의 혈압이 어떠한 상태인지를 확인하고 투약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환자의 조기 투약 여부는 가족력이 있고 환자가 고혈압에 대한 예방을 적극적으로 원할 경우에는 미리 시작을 하고 과거에 비해 고혈압 약물의 부작용이 적음을 환자들에게 숙지 시키고 있다.

고혈압으로 발생될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은 일단 발생하면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이고 그 중에 무엇보다도 혈압 수치의 철저한 관리가 가장 효과적이다.

고혈압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생활 습관 교정이 필수적이다. 염분의 섭취를 줄이며 하루 30분 이상의 규칙적 운동, 금연, 절주 등이 도움이 되며 필요 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서 약물 복용을 철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약제 복용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는데 특히 평생 동안 복용하여야 한다는 점을 두려워하여 약제의 복용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추후에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된 후에는 약을 복용하여도 몸이 편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과거에 비해 현재는 다양한 약제들이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이 되어 정확한 진단으로 고혈압이 확인이 되다면 투약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된다.

혈압약은 몇 가지 기전으로 분류가 될 수가 있는데 이중 최근 강조되는 약제는 이뇨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이고, 로사탄 성분이 포함된 ARB 계열의 약제는 혈압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부전증, 요산 억제, 신장 기능 보존 등이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는 반면 최근 까지 많이 사용되고 있는 ACEi(안지오텐신 길항제)의 흔한 부작용인 마른 기침과 칼슘 길항제나 베타 차단제의 부작용인 발기 부전등의 약제와 관련된 부작용이 작은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의사들이 우선 추천하는 계열의 약제이다.

칼슘 길항제(CCB) 계열의 혈압약은 혈관 세포에 작용하여 혈관을 확장시킴으로써 혈관의 저항성을 감소하여 혈압을 낮춰주는 약제로 90년대 이후에 가장 많이 사용된 암로디핀이라는 성분의 약제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두 가지 성분을 모아서 한 알로 만든 ARB+CCB 복합제가 개발되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진단 후 초기에 혈압을 적절히 떨어뜨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고 고령의 환자에서는 동반된 다른 질환 때문에 약제의 수가 많아서 복약의 순응도가 떨어지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되며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고 부작용은 더 적기 때문에 혈압이 높은 2기 이상의 고혈압 환자에게 많이 사용된다.

혈압약의 복용과 더불어 아주 중요한 것은 생활요법이다. 싱겁게 먹는 것은 물론이고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4~6회 정도 하는 것이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 추운 겨울 이른 아침에 운동하는 것은 좋지 않고 역기나 무거운 것 들기는 오히려 혈압을 올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다가 과거에 느끼지 못했던 가슴이 답답함이나 흉통, 호흡 곤란 등이 새롭게 발생하면 이는 협심증과 같은 심장 혈관의 합병증이 발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는 곧바로 운동을 중지하고 병원을 방문하여야 한다. 심혈관 질환은 갑자기 발생되는 특징이 있으므로 고혈압을 오래 앓은 환자라면 그 증상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심근 경색으로 인한 급사가 많이 발생되는 상황 중 하나로는 단체로 등산을 가는 경우가 있다. 등산 시 발생된 협심증으로 인한 흉통을 환자가 무시하고, 혼자만 낙오할 수가 없다는 생각으로 등산을 계속 진행하다 사망에 이르는 경우이다. 따라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에 못 느끼던 가슴의 불편함과 흉통은 무시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대처하여야 한다.

고혈압은 혈압약 복용과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충분히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만성 질환이고 질환이라기 보다는 교정하면서 관리하여야 할 위험 요소라고 할 수가 있다. 또한 약제을 복용한다고 해서 환자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체중과 같이 평소 꾸준히 조절 해야 할 신체의 변화라고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건강한 생활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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