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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잡는 박테리아 로봇 원천특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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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는 우리말로 세균을 일컫는다. 세균은 우리 몸에서 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그런데 박테리아로 암을 잡는 기술이 개발됐다. 그것도 로봇 형태로 말이다. 전남대 로봇연구소가 이날 선보인 최대 야심작이다. 암을 쫓아가는 박테리아의 성질을 이용했다. 박테리아에 항암제 단지를 얹으면 박테리아가 암으로 이동해 치료하는 원리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될 전망이다. 전시장에서 박종오(사진) 소장을 만나 원리에 대해 들었다.

-박테리아를 이용한 로봇은 어떤 개념인가.

“박테리아는 좋은 기능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암을 추적하는 성질이다. 이를 활용하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살아 있는 나노로봇이 된다. 박테리아에 약물을 갖다 붙이면 암을 향해 이동해 암세포를 공격한다. ”

-약물을 어떻게 붙이나.

“고분자 속에 약물을 집어넣은 다음 약물단지를 만들어 박테리아를 붙인다. 고분자끼리는 서로 잘 붙는데, 박테리아도 고분자라 잘 붙는다. 이 결합을 더 견고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단 무작위로 붙으면 박테리아가 방향성을 잃을 수 있어 약물단지 한쪽 면에만 붙이는 것이 기술이다.”

-박테리아는 몸에 해롭지 않나.

“그래서 독성을 사전에 제거한다. 한마디로 유전자 조작이다. 독성을 약화시킨다고 해서 약독화라 한다. 아예 독성을 없애는 것은 사독화 기술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미생물이라 문제가 없다.”

-박테리오봇 기술은 우리나라밖에 없나.

“우리는 이 기술을 2010년 특허 등록 했다. 미국 등 외국에서도 박테리아의 운동성을 연구하는 곳은 있다. 하지만 박테리아와 약물단지를 붙이는 개념은 우리만 도입했다. 네이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 게재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학술지 게재는 어떤 의미가 있나.

“네이처 자매지에 게재되면 전문가들이 인정했다는 것을 뜻한다. 3년 전에 나온 원천 특허를 세계 최고전문가 그룹에서 인정했다는 증거가 되는 거다.”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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