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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국민에게 건실함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내무·보사·법무·문공 4부 합동으로 11월1일부터 퇴폐풍조가 엄중히 단속될 모양이다. 옆머리카탁이 귀를 덮는「히피」족을 비롯해서 성교행위를 녹음한「테이프」는 물론이요, 비밀「댄스」교습소·비밀요정·「카지노」에 국내인의 출입을 허용하는 행위등…단속받아야 할 대상이 무려25종에 달한다.
그런데 사치·낭비·음탕·불결의 개념속으로 묶어버릴 저같은 퇴폐행위는 지금 국경을 넘어서 흘러내리는 하나의 풍조다. 학자들은 이같은 조류를 각기 제나름대로 설명하고있지만, 한마디로 말해서 이같은 조류는 건전하고 견실하지못한 심리상태에서 우러난 현상이다.
그런까닭으로 대중의불견실·불건전한심리상태를 건전하고 견실한 심리상태로 유도해야 퇴폐풍조는 없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해야 그렇게 유도될까. 경찰의 힘으로 될까. 언론과 종교의 설득으로 될까….
나는 첨단을 걷는다.
「아더메치」한 세상을 나는 부정한다.
나는 잘났다. 나를 꺾을 놈이 누구냐.
인생이란 즐겁게 사는 것이 전부다.
대개 이같은 심리에서 우러난 저들의 반항·모방·정열은 붓과 힘으로 설득한다거나, 어떤 특수한 힘을 사용한대서 소멸될 것이라고 ale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저같은 퇴폐현장이 하나의 시대적풍조를 이뤘기때문이다. 그리고 이같은 풍조는 새로운 기풍을 진작시킬만한 계기를 마련하지않고서는 교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면 새로운 「계기」 가 무엇일까.
그것은 오늘날 사회에 가득찬 불신풍조를 일소하기위한 신뢰와 존경의 풍조를 일으킬「사건」을 의미한다. 신뢰와존경이 생기면 질서가 저절로 자리잡히고 사람들의 심리가 건전하고 견실하게 유도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까닭으로 나는 지도자가 먼저 국민에게 건전하고 견실한 마음이 들도록하는 약을 먹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의 이롬을 「건실탕」 이라 해도 무방하다. 그런다면 신뢰와 존경이 국민들한테서 소생될것이고, 반항과 모방과 쓸데없는정열도 소멸될것이 아닌가. 엄중단속과 함께 민중의 심리를 다스릴 청신한 약을 써주었으면 한다.
김팔봉<작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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