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플러싱 한인 여성 잇단 성추행

미주중앙

입력

플러싱 한인 밀집 지역에서 대낮 성추행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한인 여성들이 주로 피해 대상이 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플러싱에 사는 서모(37)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3시쯤 노던블러바드 156스트릿 인도를 걷고 있던 중 봉변을 당했다. 서씨에 따르면 50대 후반~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시안 남성이 갑자기 앞에서 양팔을 벌리고 길을 막아섰고 그를 피해 지나치자 뒤에서 머리채를 잡아 끌며 땅바닥에 넘어뜨린 뒤 강제로 옷을 벗기려고 시도했다.

서씨는 "나를 넘어뜨린 뒤 옷을 벗기려고 하면서 가슴과 바지 속에 손을 집어넣고 추행했다"고 밝혔다. 서씨는 이어 "당시 사건 현장 주변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면서 "범인은 내가 소리를 지르고 사람들이 모여들자 범행을 멈추고 도주했는데 서두르는 것도 없이 유유히 걸어서 인근에 세워놓은 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서씨는 사건 직후 911에 신고했지만 3시간이 지나도록 경찰은 오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확인한 결과 당일 오후 4시3분에 첫 신고가 이루어졌고 19분 뒤 두 번째 신고가 돼 있었다.

서씨는 "나뿐 아니라 사건 현장과 가까운 한 은행의 직원들이 나와 경찰이 오도록 함께 기다려주었고 그들도 신고를 했다"며 "모두 합쳐 4차례나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결국 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서씨에 따르면 범인은 얼굴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하얀 반점이 있어 백반증 환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범행 당시 금테 안경에 베이지색 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흰색 포드 익스플로러 SUV를 타고 도주했다는 것이 서씨의 기억이다. 서씨는 31일 관할 109경찰서를 방문해 정식으로 피해 신고를 했다.

같은 날 오후 6시30분쯤에는 또 다른 한인 여성 박모(32)씨가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괴한에게 범행을 당할 뻔했으나 위기를 모면했다. 노던블러바드 150스트릿 인근의 직장에서 퇴근한 박씨는 베이사이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같은 인상착의의 남성이 두 팔을 벌린 채 박씨 앞을 가로막았다. 이에 박씨는 그를 피해 오던 길을 급하게 되돌아갔다.

박씨는 "당시 업소들 앞에 사람들이 서 있어 더이상 따라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찬 기자 shin73@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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