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와 인내로 이끌어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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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남·북 적십자사의 상설회담연락 사무소사이에 직통 전화가 가설된 22일 하오 판문점은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남·북의 전화가 개통되고 메시지가 교환되는 것을 보고 난 최두선 총재는 낮12시40분쯤 장우주 사무총장과 같이 자유의 집 앞에 있는 을지문덕 장군의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최 총재는 북괴 건물인 판문각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서는 『여기가 북쪽 땅인가』하고 말을 건넸으며 장 사무총장이『그렇다』고 대답했다.
최 총재가 판문각 건물 앞 20m거리에 이르자 최 총재의 뜻밖의 접근에 당황한 북괴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최 총재를 둘러쌌다.
장 사무총장이 북괴기자들에게『이분이 대한 적십자사 최두선 총재이십니다』고 소개하자 뒤에 서있던 북한 적십자의 최봉춘 상주 원이 기자들을 떠밀고 앞에 나와『제가 최봉춘입니다. 오늘 이렇게 최 총재를 만나 뵈오니 반갑습니다』고 인사하자 북괴기자들도 90도로 깍듯이 인사했다.
북의 한 기자가 마이크를 대며『최 선생님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하자 최 총재는 『이번에 쌍방의 합의로 남북에 직통전화까지 가설되어 기쁘기 한이 없다.
성의와 인내를 갖고 회담을 이끌어가야 하겠다. 성과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 적십자 연합사무소 상주 원에 대한적십자는 소장에 김동인씨(36)와 방효종씨(34)를 임명했고, 북 적은 최봉춘. 박기주가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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