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복지비에 인색한 육성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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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교부가 자체 조사한 금년도 2·4분기(3월∼6월) 심사분석결과에 따르면 학교육성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음이 밝혀졌다. 이 분석은 육성회비 면제 학생비율이 지켜지지 않아 파다하게 징수되고 있으며 시설비 등 학교 운영비에 편중 지출되어 교원연구비와 학생 복지비는 기준보다 휠씬 적게 지출되며 현재까지의 육성회 운영 상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육성회 관리지침에는 국민학교의 경우 20%(서울 등 31개 도시)∼30%(농어촌)를 면제토록 되어있으나 평균 23.8%를 면제, 약간 미달되고 있으며 15∼20% 면제토록 된 중학교는 12.6%.고등학교는 14.1%의 학생만을 면제해 사실상 초과징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리지침에는 교원연구비에 60%, 시설비등 학교운영비에 36%, 학생 복지비에 4%를 사용토록 되어있으나 실제로는 교원연구비의 경우 국민학교가 59%, 중학교가 43.6%, 고등학교가 52.9%등 평균 50.9%만이 지출되어 9.1%가 부족 되게 지출됐으며 특히 학생 복지비는 국민학교가 1.2%, 중학교 1.5%,고등학교 1.6%등 평균 1.3%만이 사용되어 2.7%는 다른 곳에 쓰여졌다는 것이다.
반면 36%한도 안에서 사용토록 되어있는 학교운영비는 국민학교 39.8%, 중학교 54.9%, 고등학교 55.7%등 평균 47.8%가 지출되어 11.8%나 초과 사용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문교부당국자는 학기초이기 때문에 시설비 등 학교운영비에 과다 지출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하고 기준보다 적게 지출된 교육연구비나 학생 복지비는 소급해서 모두 지급되도록 하는 등 관리지침을 준수토록 각시·도 교육위에 지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분석이 지적한 가운데 가장 주목할 사실은 현재 학교육성회 운영 상황과 조직된 학교의 교원 수 및 미 조직학교의 현황 등의 기초적 사항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개선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 총수입 및 지출액 등 극히 개괄적인 자본에만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문교부 집계에 따르면 육성회 조직 상황은 국민학교가 6천2백95개교 가운데 86%인 5천3백30개교, 중학교가 1천7백92개교 가운데 93%인 1천7백89개교, 고등학교가 7백54개교의 99%인 7백53개교로 모두 8천8백41개교 가운데 7천8백72개교가 조직, 89%의 조직율을 보이고 있으며 연간 육성회 총예산은 국민학교가 l백20억6천1백만원, 중학교가 1백21억7천1백60만원, 고등학교가 66억9천9백94만원 등 3백9억3천2백만원으로 되어있다.
이 가운데 예산안은 심사분석 결과가 지적했듯이 개괄적인 자료에 의한 것이며 실제로는 면제 학생수가 기준보다 적고 서울 등 대도시의 경우 등급별(A급∼E급) 「퍼센트」를 지키지 않고 최고급인 E급(중·고교는 B급) 징수지가 기준보다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예산액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월 문교부는 학교 육성지를 발족할 때 연간 징수액을 국민학교 86억원, 중·고교 1백9억원 모두 1백95억원으로 계상, 기성회비 1백9억원(국민교 38억원, 중·고교 76억원)과 음성잡부금 1백10억원(국민교 73억원, 중·고교 37억원)을 합친 2백24억원보다 29억원의 학부형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세웠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3백9억원 이상이나 징수하고 있기 때문에 육성회조직 당시의 기성회비와 음성 잡부금을 합한 것보다 85억원 이상의 학부형 부담이 늘어난 셈이어서 명분을 잃은 셈이다.
더우기 이번 학기부터 학교 내 과외 수업을 양성화함으로써 막대한 학부형 부담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어딘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학급내의 차등 정수로 인한 우·열감의 조성, 대도시 학교 근무 교원의 우대로 인한 농어촌교원의 사기 저하 등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으며 학생의 손을 통하지 않고 징수하겠다던 방침은 정수 성적이 나빠짐에 따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국민학교는 월별, 중·고교는 월 또는 학기별로 징수토록 되어있는 관리지침은 편의상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학기별로 징수하고 있어 학부형들을 쩔쩔매게 하고 있다. 이것은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동안 징수액이 1백35억3천3백20만원으로 총 목표액의 43.8%에 이른 것으로 미루어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문교부는 76년까지 국민학교의 완전 무상의무교육을 실시한다는 전제아래 국민학교육성회비는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으나 육성회조직이 전의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이돈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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