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중공 좌표 찾는 아시아국들|닉슨 북 평 방문 따른 각국의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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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닉슨」의 북 평 방문과 관련,「워싱턴」과 북 평의 의도가 점차 밝혀짐에 따라 이에 대한「아시아」각국의 반응들이 신중히 나타나고 있다. 인도와 소련이 맺은 우호조약만 해도 그 발표의「타이밍」으로 보아 분명히 미·중공 접근과 유관한 것이다. 일본과「캐나다」·동남아 각국은 사태 추이를 관망하는 상태다.「말레이시아」와「필리핀」은 처음으로 통상사절단을 중공에 파견했으며, 태국은 금년「유엔」총회에서 중공가입에 불 표를 던지는 대신 기권을 하리라한다. 「코만」외상은 연초에 중공과의 통상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검토를 시사한바 있다. 그러나 군부는 중공이 국내공산「게릴라」를 지원하는 한 이를 반대하고 있다.

<중공선 반도지원 불변>
하긴「말레이시아」나「필리핀」에도 중공의 지지를 받는 반도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모든 나라들과 관련, 중공은 지난 18개월 동안 공산반도를 지원하기보다는 그 나라 정부들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추구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 명백히 했다.
그 한가지 예로는 최근에 있었던「버마」의「바·윈」장군의 북 평 방문을 들 수 있다.
「네·원」은 비 공산「아시아」국 지도자로서 문화혁명 이후의 중공을 방문한 최초의 인물이다.
「네·윈」은 순전히「비공식방문」이란 단서가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북 평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모택동이 직접 그를 만나주었을 뿐 아니라, 주은래는 광 동에까지 동행, 시종 손님대접을 열심히 했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중공의 언론은 그를「파시스트」니『『히틀러」와 장개석의 후예』니 하는 험담을 쏘아붙였던 것이다.
중공의「네·윈」후대는 결국 중공이「아시아」의 비 공산 국들과 평화공존을 하고 싶어한다는 뜻을 내외에 알리려는 속셈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공은 또한 비 공산권 안의 반도들을 전면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그러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소 집단안보 논에 반론>
「네·윈」이 북 평을 방문하는 동안 중공의 과격파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모의 처 강 청은 얼굴도 내밀지 않은 대신 주은래의 처가「네·윈」부처를 접대하려 영빈관에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8월1일 중공 창군기념일 경축식 전에는「버마」공산반도의 수괴를 높은 좌석에 앉혀놓고 그들에 대한 지지태도를 약화시킬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중공의 평화공존 론 이란 결국 소련의 집단안보 논에 대한 반론인 것이다.「네·윈」-주 회담이 일단 공식적으로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인·소 우호조약이 체결된 바로 다음날 갑자기 재개된 사실만 보아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다른 동남아 국 지도자들이「네·윈」이나「닉슨」의 뒤를 따라 가까운 시일 안에 중공을 방문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
상당수 나라들의 지도자가 미-중공 관계의 해빙을 환영한다는 뜻을 비치기는 했지만, 그들 자신이 직접 중공과 화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광요「싱가포르」수상을 비롯, 여타의 동남아 국 지도자들은 미-중공 접근으로「아시아」의 정치정세가 크게 변하리라고는 생각하면서도 각국은 특수한 사정들이 있는 만큼 사태의 추이를 더 관망해보기 전에 섣불리 뛰어들려고 하지는 않는 눈치다.
대체로「닉슨」대통령의 조치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들은「닉슨」-주은래 정상회담이 우호적이고 실효성 있는 열매를 맺게 되기를 기대하는데서 유래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월남전이 계속 오래 끈다면 동남아각국의 대 중공 신중태도는 가중 될 것이고 그만큼 정세변화도 지연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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