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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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수많은 향수들은 제각기 독특한 향기를 가지고 있으므로 잘만 사용하면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뿐 아니라 자기자신의 기분전환에도 큰 공헌을 한다. 오랫동안 같은 계통 향수를 사용하다보면 제2의 체취로 굳어 그 향내의 분위기에 동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향수의 사용에도 옷을 입고 「헤어·스타일」을 선택하는 것 이상의 안목이 작용하며 냄새 한가지로 자신의 품격이 결정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냄새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하게되는 여름철에는 향수선택에 더욱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기온이 높고 습기 차고 여기저기 땀 냄새가 나는 한여름에는 향수가 제대로의 산뜻한 향기를 발휘하지 못하고 다른 냄새와 범벅이 되어 역한 느낌을 주기 쉽다. 그러므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서 거리의 인파에 섞여야 할 경우라면 일체 향수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에어컨」이 잘 되어있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여성이라도 진한 향수는 여름에는 피하도록 한다. 더위에 지친 동료들의 후각을 더욱 피로하게 하고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선들선들 가을바람이 부는 거리에서 잠깐 스쳐 지나가는 향수냄새, 그리고 초여름 훈풍에 실려온 향수냄새, 눈보라치는 한겨울의 따뜻한 실내에 어린 향내 등에서 사람들은 그 냄새가 지닌 모든「델리키트」한 아름다움을 감지할 수 있다. 그리나 여름철에는 무취이상의 좋은 상태가 없으며, 냄새가 진하면 진할수록 불쾌를 느끼는 도가 심해진다.
늘 향수를 사용해온 사람일지라도 낮 시간의 외출에는 향수를 쓰지 않도록 한다. 그 대신 손수건을 정리해두는 서랍이나 옷장, 「핸드백」속에 향수에 적신 작은 솜뭉치 등을 넣어 2차적인 아련한 향기를 풍기도록 한다.
저녁 외출에 한 두 방울을 직접 손수건에 뿌리거나 목 언저리에 바른다. 대부분의 향수가 빛깔을 지니고있어 옷에 얼룩이 가므로 옷에 직접 뿌리면 안된다.
종이나 솜에 묻쳤다가 「알콜」이 날아간 후 냄새를 맡으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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