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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푹'하고 땅이…" 싱크홀에 떠는 주민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갑자기 폭삭 주저앉아 큰 구멍이 생기는 걸, 싱크홀 현상이라고 하죠. 미국을 비롯해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고 합니다. 충북 청원에서인데요, 자연재해인 건지, 인근 개발 작업 때문인 건지 그렇다면 정부의 보상은 어디까지 이뤄져야하는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충북 청원의 싱크홀, 오늘(29일) 긴급출동에서 취재했습니다.

멀쩡하던 도심 한복판에 구멍이 뻥 뚫렸습니다. 이것이 바로 땅이 한순간에 훅 꺼져버리는 싱크홀입니다.

최근 세계 곳곳에는 이런 싱크홀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인류를 위협하는 재앙이 되고 있습니다.

싱크홀의 재앙.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충북 청원의 한 마을. 그곳엔 너비 20m에 깊이 30m가 넘는 대형 싱크홀이 있었습니다.

[강희택/피해농민 : 처음에 구멍이 난 다음, 옆에 흙이 텀벙텀벙 무너지니까 자꾸 확장돼서 (구멍이) 커졌지. 깊이도 굉장히 깊어. (지금은) 흙이 채워져서 그렇지.]

한순간에 굉음을 내며 무너진 논은 마을에게 공포를 안겨줬습니다.

사실 이 마을에는 지난 5년 동안 싱크홀과 비슷한 침해 피해가 12번이나 발생했습니다.

[김순희/63세, 피해주민 : 처음에는 지나가는 비행기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인 줄 알았어. 푹 하고 첨벙 소리 나서 전쟁보다 심한 공포를 느꼈죠.]

[이권순/76세, 피해주민 : 바람이 불면 대문 같은 게 꽝(소리가) 나잖아. (땅이) 또 내려앉는 줄 알고 정신이 멍해져.]

2007년, 비슷한 장소에서 발생한 싱크홀.

[강희택/81세, 피해농민 : 여기가 2007년도에 가라앉은 자리야. 우리 논자리.]

당시 피해를 입었던 강 할아버지.

[강희택/81세, 피해농민 : 밑에서 흙을 퍼 와서 한 달 동안 (구멍을) 메웠어. 한 달을.]

2010년, 마을 저수지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했습니다.

[김순희/피해주민 : 삼십 분이 뭐야 순식간에 (물이) 쫙 빨려 들어가는데 여기가 붕어가 많거든요. 나는 처음에 잘못 봤나 했어. 은빛 붕어가 구멍으로 막 들어가는데 순식간에 (저수지가) 마르더니 며칠 뒤에 진흙이 갈라지더라고.]

함께 피해를 입었던 저수지 앞의 주택.

집 전체가 기울어져 기단과 담의 사이는 어른 주먹이 드나들 만큼 사이가 벌어져있고 집의 우측은 10cm 이상 공중에 떠있는 상태입니다.

마을에 갑자기 싱크홀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마을 사람들은 인근의 폐광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지금은 저수지가 됐지만 3년 전만 해도 석회석을 캐던 광산.

여기저기 굴을 파댔습니다.

[오충세/마을이장 : 땅 밑이 비어있는 공간으로 되어있었어. (이곳은) 다른 광산과 달리 안정적으로 뚫지 않고 무분별하게 (굴을) 뚫어서 더 위험한 거죠.]

채굴 기준을 어기고 마구잡이로 파내려간 지하 갱도는 마을을 위협하고 너무 얕게 판 곳은 지반이 약해져 지하수를 빼내자 땅이 주저앉았습니다.

바로 싱크홀이 발생한 것입니다.

결국 문을 닫은 석회석 광산.

일차적으로 광산업자가 마을에 피해 보상을 해야하지만 폐광 후 부도까지 난 뒤 잠적했습니다.

청원의 싱크홀 피해보상에 나선 한국광해관리공단.

[심재천/한국광해관리공단 수질지반실 : 지반침하 위험 토지 14,000여 제곱미터와 인접한 가옥 1채(포함)해서 6억 800만원이 예정가격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엔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오충세/49세, 마을이장 : (이 땅의) 반은 위험지역이라고 농사를 못 짓게 돼 있습니다. 정부에서 매입을 한다는 얘기고 잔여 토지에 대해서는 해 준다, 안 해준다는 얘기가 아직 없습니다.]

침하 위험이 있는 만큼 주변 토지도 정부에서 매입해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

[심재천/한국광해관리공단 수질지반실 : (잔여토지의 보상) 세부기준에 대해서는 법률에서 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건 저희가 검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걱정입니다.

[피해주민 : 언제 함몰될 줄 알고 들어가 거길. (정부에서) 매입을 하라는 거지. 돈을 떠나서. 얼마나 무섭다고…. (주민) 고통을 생각하면 (보상을)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

재앙이 된 생활터전. 사고 후 수습보다는 예방을 위한 정책이 수립돼야 할 것입니다. .

온라인 중앙일보·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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