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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독서·채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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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학교 공부에 매여있던 어린이들의 방학동안의 취미생활은 학습과 정서, 그리고 건강을 증진시키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어린이는 물론 중학교1, 2학년 학생이라도 부모가 중심이 된 어른들의 지도를 받아야 충실하고 올바른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
여름방학은 날씨가 덥기 때문에 가족끼리 산이나 바닷가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캠핑」을 즐길 기회를 만들어 곤충과 식물을 채집하면서 자연을 배울 수 있고 가정에서는 하루30분∼1시간 정도의 가벼운 독서로 어린이능력을 개발시킬 수 있기도 하다.
국립도서관 독서지도담당관 김경일씨는 어린이를 독서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가 책을 읽고「스토리」를 조금 얘기해주면서 흥미를 일으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권한다. 그림이 주가 된 만화책을 주로 보던 어린이들이 하루아침에 글씨만 쓰인 지루한 책을 즐기게 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한「페이지」씩 그림과 글이 나눠져 있으면 이상적이지만 이런 책을 구하기는 힘이 들므로 가능한 한 그림이 많고 채색된 그림이 있는 책이 좋다.
어린이에게 책을 권하는 절차는 부모나 손위의 형제가 선정해주는 방법이 좋다. 어린이가 취미가 있는 방면, 좋아하는 인물의 얘기로부터 시작해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적성을 고려한 책 선정이 필요하다
책을 권하는 방법도『이 책은 좋은 책이니 읽어라』『읽으면 극장구경을 시켜준다』는 식의 방법을 쓰면 심리적 부담을 느낄 뿐 아니라 극장구경을 가기 위해 적당히 끝내 버리기 쉽다.
부모가 먼저 읽고 흥미를 일으키도록 줄거리를 말해주거나 함께 읽고 쉬는 동안 줄거리 얘기나 읽은 소감을 말하도록 지도하면 독서습관을 기르는 데 효과가 있다.
어린이들에게 알맞은 책이 전집으로 나온 것이 많은데 가격이 비싸 누구나 살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김씨는『세계소년소녀문학전집』,『세계위인전집』,그리고『「로빈훗」의 모험』,『피터·팬』,『보물섬』,『삼총사』,『집 없는 아이』,『작은아씨』,『로빈슨·크루소』,『천도역정』,『언덕 위의 푸른 집』,『하늘 길 바른 길』, 『「플루타크」영웅전』등을 가장 보편적인 어린이 도서로 추천한다.
이밖에 한국 어린이로서 우선적으로 읽어야할 책으로 『한국 전래동화전집』이 있고, 과학을 이해하는 길이 되는『공상과학소설』종류도 좋은 책으로 추천할 수 있다.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식물·곤충채집 숙제를 으레 받게되지만 식물·곤충채집을 어른이나 담당교사의 지도 없이 잘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개학날이 다가오면 시장·문방구에서 곤충·식물채집표본을 사서 학교에 제출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숙제의 의의를 잃고있다.
나비나 잠자리는 흔하기도 하고 독병을 쓰지 않아도 잡을 수 있어 쉽지만 갑충류나 벌 등은 청산가리 독병을 사용해야 하므로 어린이에게만 맡기기는 위험하다.
곤충이나 식물은 모두 여러 종류를 채집하기 위해서는 환경이 다른 여러 지역에 가지 않으면 안되고, 한 지역이라도 낮은 곳과 높은 곳의 생물이 다르므로 여러 종류의 우수한 생물표본을 요구하는 것은 어린이의 힘으로는 무리다. 많은 양보다는 곤충 한 마리, 풀 한 포기라도 바르게 표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식물 채집을 할 때 주의할 점은 뿌리째 떠서 보존한다는 점과, 미리 채집표본을 붙일 책의 크기를 감안해서 뿌리나 잎이 잘려나가지 않을 알맞은 식물로 채집한다는 점이다. 꽃삽으로 작은 풀을 뿌리째 흙덩어리로 퍼서「비닐」봉지에 넣어 시들지 않게 운반한 뒤 물에 깨끗이 씻고 열매가 있는 식물은 열매를 따 버리고 신문지에 끼워 돌멩이나 무거운 것을 올려놓는다. 신문지는 처음에는 하루에 두 번 정도 새것으로 바꿔주면서 10번 이상 갈아야 완전히 마른다. 돌멩이 등에 누르기 전에 큰 식물은 표본을 붙일 책의 크기만큼으로 구부려 뿌리와 잎을 잘 펴서 놓는다.
나비와 잠자리는 채로 잡은 뒤 날개를 자꾸 만지면 날개가 상한다. 나비와 잠자리는 삼각형 미농지에 넣어 죽으면 머리 밑에 「핀」을 수직으로 한 개만 꽂고 날개는 수평으로 서도록 받쳐서3∼4일간 건조시킨다.
벌과 같이 쏘는 곤충은 채로 잡은 뒤 독병을 갖다대서 마취가 되면 꺼내야 안전하다. 풍뎅이·하늘소·매미같이 딱딱한 곤충은「핀」을 잘못 꽂으면 날개가 벌어지므로 오른쪽 날개 밑 몸뚱이에 수직으로 한 개를 꽂는다. <정영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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