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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사립유치원연합회, "11월 18일까지 추첨 원아모집, 25일까지 한 곳만 등록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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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추첨제 방식의 원아모집이 진행되면서 유치원과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학부모와 아이가 입학지원접수증을 작성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전국 유치원들이 본격적인 원아모집에 들어간다. 천안지역 유치원들도 다음 달 11일부터 원아모집을 위한 상담을 시작한다. 원아모집 방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선착순이나 추천제가 아닌 추첨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추첨제를 처음 도입한 지난해의 경우 유치원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적지 않았다. 올해에는 지역 사립유치원들이 추첨제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원아모집 마감과 동시에 중복 당첨 학부모들의 이중등록에 대해 입학을 취소하기로 했다. 원아모집 절차와 주의사항 등을 미리 알아봤다.

유치원에서 진행하는 만들기 수업 모습. 이미지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1 천안 도심의 A유치원은 지난해 원아를 어렵게 모집했다. 학부모 추천과 선착순 모집 때만해도 무난히 정원을 채웠지만 추첨제로 바뀐 후 큰 혼란을 겪었다. 경쟁률은 높지만 등록할 시점에서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천안 외곽의 B유치원 역시 추첨제로 곤혹을 치렀다. 개원 후 처음 원아를 채우지 못하고 학기를 시작할 정도였다. 두 곳 이상 지원한 합격자들이 다른 곳으로 원아를 등록했기 때문이다. B유치원은 학기 중에 등록하는 원아로 정원을 채우면서 그나마 한숨을 돌렸다.

#2 혼란을 겪은 곳은 유치원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유치원에 지원했다 당첨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학부모들도 골머리를 앓았다. 천안시 신방동에 사는 김희성(33·가명·여)씨는 집 앞에 유치원을 두고 아이를 먼 곳으로 원정(?)을 보낸다. 주변에 유치원이 두 곳이나 있었지만 당첨되지 않았다. 김씨는 “집 앞 유치원을 두고 어린 자녀를 멀리까지 보내는 건 무언가 잘못 된 것 같다”며 “가까운 곳에 사는 주민에게 우선권을 주거나 중복 당첨자가 빨리 선택하도록 해 나머지 아이들이 입학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유치원에 대한 선착순 모집과 학부모들의 입학생 추천을 금지시키고 추첨제 방식의 원아모집을 시행하면서 유치원과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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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첨제는 선착순 모집에 따른 부작용을 없애고 공평한 선발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유치원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치원 추첨제’가 오히려 학부모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원해도 당첨된다는 보장이 없어 불안감에 여러 유치원을 다니며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불편함은 추첨제가 불러온 부작용이다.

여기에 더 좋은 유치원을 보내려는 생각에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지원하는 학부모들의 욕심도 한 몫 했다. 학부모들이 여러 곳에 지원서를 내면서 경쟁률은 높지만 대부분 허수에 불과하다. 중복 당첨자가 다른 유치원에 등록을 하게 되면 해당 유치원은 추첨제로 원아를 선발해도 또 다시 추가 모집을 할 수 밖에 없어 이중 삼중으로 일을 해야 정원을 채울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처럼 추첨제가 유치원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천안지역 사립유치원들이 지난해와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천안사립유치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학부모들이 유치원을 2곳 이상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중복 당첨이 돼도 이 사실을 해당 유치원에 알리지 않고 이중으로 등록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 때문에 유치원마다 경쟁률 거품현상이 생기고 갑작스런 입학취소로 유치원들이 원아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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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사립유치원연합회는 이에 따라 다음 달 11일부터 원아모집에 들어가 18일까지 추첨제를 통해 원아모집을 모두 마치기로 했다. 혼란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는 중복 당첨자에 대한 이중등록을 막기 위한 대책이다.

유치원연합회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11월 30일까지 예정된 원아모집 일정을 당기기로 유치원 간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아모집은 11월 30일까지 진행하지만 18일까지 추첨을 통해 합격자를 발표한 뒤 유치원별로 25일까지 등록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때 중복 당첨자가 이중등록을 할 경우 당첨된 유치원 모두 등록이 취소된다.

25일 이후로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거나 중복 당첨자의 등록 포기로 결원이 생기는 유치원을 신속히 파악해 추첨에서 떨어진 학부모들이 등록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 유치원이 공감하고 있어 다음 달부터 진행되는 원아모집에서 중복 당첨된 학부모들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조춘자 천안사립유치원연합회장은 “올해부터 만 0~5세까지 모든 유아들에게 교육비가 지원되고 누리교육과정이라는 공통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를 먼 곳에 있는 곳으로 보낼 필요가 없다”며 “집과 가까운 유치원을 선택하는 길이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부모들의 방문이 쉬워 교사들과도 친숙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5000여 명이 신규 입학하는 만큼 학부모들이 중복 당첨되더라도 빨리 선택해 등록하지 않으면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을 꼭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사진=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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