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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입도」축소와 「힘의 보장」요구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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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2일부터 이틀동안 서울서 열리는 제1차 한미 안보협의회는 「해빙」으로 상징되는 「닉슨」의 세계정책의 방향에 따라 한국에서의 「개입도」를 줄이려는 미측과 한반도정세의 예외성을 들어 한국안보를 희생시키지 않으려는 한국측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관심이 쏠린 채 양국대표가 첫 「테이블」을 맞았다.
첫날은 북괴의 전력분석과 위협평가, 그리고 한국의 주변정세에 대한 의견교환으로 비교적 순탄한 회의가 진행될듯 하다.
그러나 첫날의 적의 평가에 따라 이튿날 「주고받을 것」이 정해질 것이기 때문에 적을 보는 눈에 상당한 차이점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며 정세판단엔 두 나라가 보완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장마 때문에 취소가능성이 많았던 「레어드」의 회담 전 최전방시찰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레어드」에게 북괴의 도발상을 피부로 느끼게 하여 한국안보에 대한 「워싱턴」과 서울의 감도를 맞추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회담을 앞두고 국군「실링」·주한국군철수·주한미군추가철군·「아시아」분쟁 불개입발언·그리고 판문점에서의 남북대화 등 한국안보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들이 연거푸 터져 이번 회의에서 그 같은 문제들이 다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있으나 아직 의제조차 공포되지 않았을 뿐더러 이번 회의는 그 같은 문제를 결정짓는 회의가 아니라 격변하는 주변정세를 분석하여 어떻게 위협에 공동 대처할 것인가 하는 장기적인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협의체의 성격을 띠고있다.
오히려 어떤 중요한 결정은 현재 세계의 문제지역을 두루 돌고있는 「애그뉴」「레어드」 「키신저」 세「대사」가 동시에 보고서를 내는 「닉슨」의 하계백악관에서 내려지지 않을까 관측된다.
1·21사태 이후 긴박한 한국의 안보에 대한 지원책을 세우기 위해 해마다 열렸던 국방각료회담과는 달리 이번 회담은 한국에서 외무차관 등 외교실무자들이 참석하고 있고 미측에선 국방정책의 최고책임자인 국방장관이 처음으로 참석했다는 점에서 뜻이 깊다.
「레어드」장관은 도착성명에서 『한국방위에 대한 미국의 결의는 불변이나 환경은 변하고있으므로 두 나라가 정기적으로 안보문제를 재평가, 상호이익이 되게 조화된 공동목표와 대비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하면서 「힘」과 「상호협조」와 「타협」세 요소를 강조했다. 이번 회의가 해·공군전력 증강을 비롯, 국군장비현대화에 진일보할 계기가 되어 잦은 적의 침투에 「힘」을 보장받는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힘과 함께 「타협」을 내세우는 미측이 정-「레어드」단독회담에서 「닉슨」의 신고립주의와 관련하여 무엇인가 한국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되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규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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