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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수출된 반문명의 배출구|서구에 지하 신간 범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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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재 서구에는 마약·「팝·뮤직」·춘화·음화·정치 등에 관한 수백 종의 지하 신문이 범람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생겨난 데에는 미국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한가지로 「파리」에서 발행 되고 있는 「파라플뤼」라는 지하 신문은 대부분의 기사와 만화가 미국 것이며 그 밖의 기사도 「재즈」「리듬·앤드·블루스」「팝」등 미국 문학의 냄새가 짙어 마치 「프랑스」 와 영어 공용 신문 같은 느낌조차 든다.
「파라플뤼」지는 20여종의 유사 지와 마찬가지로 지하 신문 연맹에 속해 있다. 이 연맹은 「뉴요크」에 본부를 두고 있는데 기사와 정보 교환 활동이 정규 신문 연맹만큼이나 활발하다.
이들 지하 신문에 대한 출자와 판매망 또한 막강하여 「덴마크」의 「암스테르담」에는 지하 신문 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대 자본 주만도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지하 신문이라고 해서 독재·차단 국가에서의 그것을 연상해서는 곤란하다. 「지상」에 공공연히 편집국과 인쇄 시설을 갖춰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온갖 「포스터」가 누덕누덕 붙어 있는 지저분한 편집실이 경찰의 습격을 받기도 하고 출자자가 체포되고 발송 신문이 도중에서 압수되기도 한다. 악명 높은 「오즈」지 발행인 「리처드·네빌」은 외설죄로 「런던」에서 재판 중이고, 2개의 극렬 지하 신문의 명예 발행인인 「장·폴·사르트르」씨도 경찰 모욕 혐의로 기소되어 있다.
따라서 지하 신문의 당사자들은 「지하 신문」이란 말 대신 「투사」「자유」「지하 문화」등의 명칭을 붙여 「섹스」 극렬 정치 구호 「팝」낙서 등 닥치는 대로 써댄다.
「암스테르담」은 서구 어느 도시보다도 특히 지하 신문의 본거지가 되고 있다.
검열제가 폐지된 덕분이다. 『「암스테르담」에서 지하 신문을 차리면 정부로부터 보조금도 지불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 물론 과장된 말이다.
그러나 「덴마크」정부는 젊은 층의 폭력 시위 등에 대한 유화책으로 전국 각지에 청년 문화관을 설치, 그곳에서는 「마리화나」가 허용되고 동양의 종교가 유행되며 「사이키델릭」 음악 심지어 「호모·섹스」가 젊은이들에 의해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한 방송은 매주 「마리화나」경기를 보도,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마리화나」의 질과 가격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한다.
영국에서 가장 전통 있는 지하물은 「비틀즈」의 출자로 창간된 「이트」지로서 대중 음악 전문지이다. 이에 맞서 「롤링·스톤즈」지가 창간되어 마약과 「섹스」를 함께 다루고 있다. 그밖에 극렬 정치 노선을 따르고 있는 3종의 지하 신문은 경찰과 재정적 압력으로 휴간 중에 있다. 가장 성공적인 지하 신문은 「오즈」지로서 발행 붓수가 6만부에 이른다.
「오즈」지 발행인 「네빌」은 「사세」를 확장, 「뉴요크」에서 추방되어 온 출판계의「베테랑」「에드·빅터」와 손잡고 최근 비교적 무게 있는 지하 신문을 내기 시작했다.
유력지의 중견 기자들이 이 신간 「잉크」지로 옮겨와 『쓰고는 싶었으나 기사화 할 수 없었던 것』을 쓰기에 여념이 없다는 것이다.
지하 신문들은 정규 신문들이 소홀히 해온 분야, 예를 들어 법정과 형무소의 내부 또는 경찰의 횡포 등을 폭로해 왔다. 그러나 많은 독자들은 그들의 터무니없는 보도 내용과 일반 신문의 정치면 논조와 다를 바 없는 구태의연함과 만화「섹스」 미국 풍조 등에 대한 지나친 과장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지난 68년 「파리」와 서「베를린」에서 학생 폭동이 일어난 후 「유럽」전역에 「포스터」「플래카드」 전단 등이 유행병처럼 만연하더니 요즈음의 지하 신문도 차츰 농도 짙은 정치 논조를 거침없이 휘두르고 있다.
여기에 지하 신문 연맹과 「오즈」지를 통해 흘러 들어오는 미국풍의 반문명 기세가 뒤섞여 어지러울 지경이다. 「파리」의 「악튀엘」「투」「파라풀뤼」지 등과 「스위스」의 「호차」지 그리고 「암스테르담」의 「알로하」와 「옴」지 등이 그 대표적인 신문들. <헤럴드·트리뷴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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