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파르」올린 제1회 중앙 역전 경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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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앙일보 및 동양방송은 대한 육상경기 연맹과 공동으로 체l회 목포∼서울간 「대 중앙역전 경주대회」를 마련, 그 첫 주자들은 국민의 큰 성원 이에 9일·목포역전을 「스타트」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6개 시·도중고교생 「마라토너」들은 앞으로 5일간 장장504.05㎞의 경호가두를 종주 하여 13일 서울운동장에 「골인」한다.
본사가 이 대회를 마련한 것은 낙후한 우리 나라 「마라톤」의 중흥을 위해 전국의 젊고 숨은 인재를 발굴하여 그 재질을 발전, 향상시키려는 목적임은 더 말할 것도 없으나, 그 「코스」로서 일찍이 선례가 없던 목포∼서울간을 택한 것은 이 행사를 통해 체육뿐만 아니라 호남지방주민전체의 전반적 개발의식을 북돋고자하는데 그 숨은 의도가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각시·도에서 엄선된 선수들이 각기 향토와 모교의 영예를 도모함은 물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국민총화의 정신으로써 한국 「마라톤」의 장래에 빛나는 기록을 남겨 줄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주지하다시피 일찌기 우리 나라는 손기정선수가 1936년 「베를린·올림픽」대회의 「마라톤」경주에 우승하여 「마라톤」한국의 발판을 굳혔고 서윤복 선수와 함기용 선수가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 그 진가를 선양한바 있었다.
그러나 세계「마라톤」계가 과학화시대에 발맞추어 초 「스피드」화 하여 이제 42.095㎞의 「출·코스」를 2시간8분대로 주파하는 시대가 되었으나 한국 「마라톤」계는 이러한 세계 추세에 따르지 못하고 그 보다 10분이나 뒤떨어진 2시간18분대에서 제자리걸음하여 「마라톤」한국의 「이미지」는 찾을 길이 없다.
한국인의 체질은 찰나의 승부라고 할 수 있는 단거리 경주에는 서구인들 보다 약하지만 인내력과 끈기가 필요한 「마라톤」에는 비교적 적합하다는 것이「스포츠」과학자들의 일치된 의견이고 보면 낙후상을 벗어나지 못한 오늘의 한국 「마라톤」은 심기일전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데 전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런 국민적 염원을 안고서 우리 나라에선 이미 여러 단체가 주최하는 정기적 「마라톤」대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43회의 연륜을 거듭한 동아 「마라톤」대회를 비롯하여 전국적인 규모의 행사만 하더라도 경부역전 경주대회(16회), 경인역전 경주대회(26회), 경춘역전 경주대회(7회) 등이 있음은 「마라톤」중흥에 대한 국민적기대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웅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를 중단하는 대 역전 경주대회는 이번 「중앙 대역전 경주대회」가 효시이니 만큼 우리는 이로써 「마라톤」 한국의 장내에 새 장이 펼쳐질 것을 믿는다.
다만 첫 대회인 이번 경기에 전남·북 팀을 비롯, 서울·경기·강원 및 충남 팀 등 6개 팀이 출전하였으나 역전 경주에 역전의 관록을 자랑하고 있는 경북을 비롯한 몇몇 시·도 팀이 불참했음은 못내 아쉬움을 금할 수 없게 한다. 이들도 내년이후의 제2회 대회 때부터는 기필코 참가토록 하여 이 대회가 문자 근대로 전국민적인 행사가 되기를 바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6개 팀 90명의 선수들은 각시·도 예선을 거쳐 엄선된 정예선수들로 구성되어 있고 모두가 이 나라 「마라톤」의 새싹들인 만큼 「스포츠맨 쉽」에 입각한 「페어·플레이」로 5일간의 대회에 유종의 미를 거둘 줄 믿으며, 이들의 장래에 우리 나라 「마라톤」의 운명을 점칠 훌륭한 기록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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