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4)한 표의 귀중함을 알자|권영찬<건국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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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선거운동기간에 끊임없는 잡음이 일어난 가운데 앞으로의 4년간을 위한 주사위가 던져졌다. 26일이면 각 선거구마다 당락의 희비쌍곡선이 벌어질 것이다.
운동과정에서 불미한 행위가 자행됐기 때문에 후유증을 예상하는 이가 상당수에 달하지만 민주한국의 성장을 위해서 깨끗한 뒷마무리가 절실히 요청된다. 승리한 자는 승리의 환호성을 울리기에 앞서 10만 선량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과 선거기간에 수없이 내놓은 공약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문자 그대로 십자가를 지는 기분을 가져야 할 것이고, 패배한 자 역시 대국적 안목에서 재기의 기회를 기다리는 신념과 용기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입후보 한 자나 유권자가 서로의 존재가치를 잊는 일이 많은 것을 흔히 보아왔다.
주권자 한사람 한사람이 4년 동안 계속 눈을 뜨고 지켜볼 때 입후보자는 국민이 주권자임을 인식하여 헌정 질서를 지키는데 힘을 기울일 것이며 주권자는 흔히 얘기하는 국민경시의 풍조를 불식할 수 있어 민주정치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던진 한 표는 이 나라의 진로와 운명을 결정하게 되고 나와 동포들의 내일의 행복과 불행을 선택하는 것이 된다는 논리를 생각할 때 이 던져질 한 표의 결정을 중히 여길 줄 알며 꾸준히 감시함으로써 민주국민의 정도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을 주사위가 던져진 이 마당에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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