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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바둑 선수권대회서 장려상 16세의 소녀 기사 황정경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열렀던 제4회 전국고교생 바둑선수권 대회에는 경기여고 1년생인 황정경양(16)이 홍일점으로 참가, 화제를 모았다.
기력 1급의 황양은 대회경험이 없어 예선전에서 1승1패를 거둬 결국 장려상에 머무르긴 했지만 대국을 관전했던 기사들은 황양이 여류기사로 대성할 재질이 보인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황학성씨(54·변호사)의 7남매 중 막내딸인 황양은 국민학교 4학년 때 처음 바둑을 배웠다. 황양의 가족은 기력 5급 정도의 아버지와 1급의 두 오빠, 6급 정도의 언니 등 바둑가족.
『바둑은 처음엔 한정된 것 같더니 수가 무한하고 의미가 깊어 자꾸 둘수록 더 어려워져요.』 황양은 바둑을 두면 생각하는 힘과 끈기심이 길러져 좋다고 말한다.
황양의 바둑실력은 놀랄 만큼 빨리 늘어 4년만에 1급으로 올랐다. 바둑을 배운지 1년만에 아버지와 맞두게 됐고 이제는 아버지가 4점을 접고도 지는 율이 많아 대국을 기피할 정도라고 황양은 털어놓는다.
황양에게 바둑을 가르쳤던 1급의 두 오빠와도 이제는 호선으로 흑백을 바꿔 쥐는데 황양은 대담한 극전투과 끈기로 오빠들을 누를 때가 많다고-.
학우들 중에는 적수가 없어 1급 실력의 선생님과 대국을 갖는 정도라는 황양은 요즘 여학생들간에 바둑 붐이 일어 자신이 여러 명에게 가르쳐 줬다고 말한다.
현재 우리 나라의 1급 이상 여류기사로는 윤희율양(일본 아마 5단)을 비롯, 김상순양(2회 고교생 대회 장려상) 조영숙양 등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
우리 나라엔 아직 없는 여류프로사기가 돼보겠다는 황양은 우선 1년 동안 실력을 쌓아 내년 제5회 고교생대회에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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