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철저히 파악해 해결책 찾겠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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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호 04면

변영섭(사진) 문화재청장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지난 3월 18일 임명됐다.

변영섭 문화재청장 인터뷰

-본지가 살펴보니 훼손된 단청이 100여 곳이 넘었다. 알고 있었나.
“먼저 참담하고 송구한 마음이다. 단청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듣고 그날로 숭례문으로 달려갔다. 수를 정확히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많다는 점은 알았다. 그날부터 전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곧 문화재연구소를 위주로 한 조사단을 꾸려 다각적으로 철저하게 진상파악을 할 것이다”

-그 이후엔 어떻게 할 것인가.
“단청을 당장 벗겨내고 다른 색으로 칠하려면 또 화학 접착제와 안료를 써야 한다. 전통의 맥이 단절돼 수십 년간 화학 접착제를 사용한 장인들이 사용한 방법을 다시 동원해야 한다. 그러면 또 실패한다. 우린 지금 전통 안료를 복원할 기술도 사용할 실력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지금 방식대로 하면 숭례문은 또 망가진다. 과거를 원망하지는 않지만 다시 철저히 연구해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만약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이번엔 가림막을 치지 않고 전 국민이 볼 수 있는 투명한 창을 만들어 작업 과정을 공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전문가들과 그런 방법을 연구할 것이다.”

-단청을 어떻게 바르느냐보다 전통 부활을 더 연구해야 하지 않겠나.
“취임하고 나니 우리의 것이 너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뇌록이라는 안료도 포항에 있는 광산이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돼 채굴이 안 된다. 그래서 숭례문 단청 작업에는 일본 것을 수입했다. 그러나 일본은 기후가 습해서 외부 단청을 않고 내부 위주로 하기 때문에 외부 단청을 많이 하는 우리와는 다르다. 일본에 더 이상 의존해선 안 된다. 그래서 벌써 몇 개월째 자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 가서라도 광산을 찾으라고 했다. 고려·조선시대에도 우리나라에 없는 것은 외국에서 수입해 썼다. 정부 산하기관과도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단청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한국에 명맥을 유지하는 안료가 있으면 그것도 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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