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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한국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파리에서 서북쪽으로 1백30km떨어진 옛 「노르망디」의 수도이며 프랑스 소녀 영웅 「잔다르크」의 화형장으로 더욱 유명한 「루앙」에서 「프랑스」에서도 제1 급의 임상심리학자 김식근 박사가 근무하고 있다.
인구 20만의 산업과 예술도시 「루앙」에선 「독퇴르 킴」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하며 친절하기로 소문이 나있다.
하루에 대하는 환자만도 30여명.김 박사의 진찰을 받기 위해선 보통 6개월을 기다려야 할 만큼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17년전 도불, 「소르본」대학에서 심리학박사 학위를 받고 56년 프랑스 여자와 결혼, 지금은 두 살 난 홍규군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있다. 그는 *** 재미 한국공사를 지낸 김*명씨의 손자이며 전 「서울 프렌즈」의 주임이던 김용주씨의 아들로써 해방 후 한때는 친일파의 집안으로 몰려 많은 고통을 겪었다. 성균관 대학 재학 중 6.25를 만나 3년 동안의 「프랑스」통역생활을 계기로 53년 「프랑스」로 유학했다.
「프랑스」에 온지 처음 두햇 동안은 갖가지「아르바이트」로 고생이 많았으나, 3년째 「프랑스」정부 장학금을 받게되어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도중 신장결핵에 걸려 60년에야「소르본」대학심리학과를 졸업할 수 있었다.「앙리· 루세」 병원서 1년 동안「트레이닝」을 받은 후, 정식 임상심리의사자격을 얻어 「파리」 언어교정 「센터」의 주임으로 승진됐다. 1년 후에 이 「센터」 의 총감독으로 임명되어 원장 다음으로 제2인자의 자리에 올랐다.
그후 월급생활을 청산할 생각으로 사표를 내고 「루앙」으로 옮겨 개업했다.
심리진단, 치료, 언어장애치료 등이 그의 일이다. 찾아오는 환자가 너무 많아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눈코 뜰새 없다. 더우기 일주일에 두번 「루앙」시 「메디컬·센터」에 의무적으로 나가 오전근무를 해야한다. 그가 치료하는 환자는 대게 「디슐렉시아」「오티슴」 「아파지아」등으로 구분 된다.·
「디슬렉시아」 (난쟁증) 란 글을 읽고 이해하는데 장애를 느끼는 병을 말한다. 급속한 물질문명의 발달로 보고 듣는 것이 지나치게 롤은 어린이들이 자칫하면 자기「컨트를」 을 잃게되어 이러한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오티슴」 (자폐증) 이란 듣기는 하되 말을 하지 못하는 병. 어린이가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경우 이런 언어 기괴증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이밖 에도 실리환자의 형태는 상상이장으로 많고 ,남자가 여자보다 많다고 한다. 김박사는 66년『청각과 말더듬이와의 관계』 란 논문으로 심리학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당시 논문조사대상자 1백37명중 90%가 남자환자였다고 한다. 그에 의하면 그를 찾는 환자의 병은 정신적 충격, 외상 등에서 오는 것이지만 약은 일체 쓰지 않고 모두 정신요법으로만 고치 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 분야는「프라하」에서 미개척지 학문이었기 때문에 그가 처음 개업했울 때는 애로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의 대부분이 국만학교 학생, 중학생 등이어서 아동심리학에 관한 소양이 필수적이며 인내력이 강해야 한다고 고충을 말했다.
환자들은 대개 말을 못하거나 글을 쓸 줄 모르기 때문에 답답할 때가 많고 치료기간도 보통 6개월씩 걸린다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외국인으로서 받을 「핸디캡」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오히려 외국인이기 때문에 내면의 얘기를 털어놓고 할 수 있다는 환자들의 심리 때문인지 조금도 외국인으로서 받는 푸대접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7년 전 「루앙」으로 올 때는 빈손이었지만 지금은 훌륭한 병원시설을 갖춰 「파리」등지에서 찻아 오는 환자도 많다.
또 「노르망디」지방에는 3천 평의 땅을 마련, 별장도 지어놓았으며 휴일이면 이곳을 찾아가 휴식을 취한다고 흐뭇해했다
김박사는 임상심리의사 1명, 조수 2명을 두고 일하고 있는데 이제는 욕을 먹더라드 자신의 건강을 위해 주말엔 좀 쉬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루앙」 의 「독퇴르 .킴」은 이제「루앙」뿐 아니라 전「프랑스」의 자랑스런 존재로 등장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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