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당·후보에 바라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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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5·25국회의원 선거가 시작됐다. 여야당은 1일 선거일이 공고되자 모두 의원후보추천서를 주어 선거전에 나섰다. 공화당은 4·27의 압승여세를 몰아 원내 안정선을 확보하겠다고 나섰고 신민당은 민주주의를 소생하기 위한 4·27 대통령 선거의 연장이라고 규정, 일부의 선거포기론을 거둬들였다. 여야 모두가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특히 4·27을 부정선거로 단정하는 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부정이 재현되면 후보자 총사퇴를 한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깨끗한 선거가 치러지기보다는 긴박감을 느끼게 한다. 5·25선거에 대한 선거민의 얘기를 간추려 본다.

<말해준 분들>
이부현(이대교수· 사회학), 이호철(작가), 송도승(변호사), 임갑용(한림기업사장), 공덕종 (상은심사부장), 박홍서(서울고교교사), 양건(서울대학사대학원생)
생각하는 선거민들은 한결같이 자유로운 분위기 아래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가 되기를 소망하면서 그 1차적 책임은 여야정당과 후보자에 있다고 규정했다.

<성실을 수단으로 삼아야>
『선거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 제도를 토착화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는 야당에도 공정하고 공평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집권당의 자세가 긴요하다』는 것을 한결같이 강조했다.
『종전의 경험에서 보면 금력과 관권 이용, 모략과 중상, 지연· 헐연 등 전근대적 요소를 득표의 기반 내지는 수단으로 해 왔다』고 비판하고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은 의석 몇 자리 또는 특정 후보의 기필 당선이라는데 촛점을 두지 말고 정당과 정치에 대한 국민의 소망이 무엇인가를 살펴야 하고 후보자는 국민 앞에 좀 더 성실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치업자 허울 벗고 경쟁>
『정당이나 후보자는 지금까지 국민과 동떨어진 곳에서 오락가락하면서 국민의 참된 뜻과는 관계없이 당락이 결정되었고 이것이 선거의 타락을 조장했고 국민의 정치불신의 원인이 되었다』는 진단하고 『이제라도 「정치꾼」 또는 「정치업자」의 허울을 벗어야 할 것』이라는 경고를 말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선거에서 집권당은 4년 동안 입안하고 실천한 일의 성과를 내놓아야 하고 선거 때라해서 공약을 남발하지 말아야 하며 야당도 선거때를 기해서만 허둥대지 말고 꾸준한 활동을 통해 국민에게 당의 「이미지」를 굳혀야 한다는 것이 정당에 대한 바람이다.
몇 사람은 집권당이 투표의 무기로 여력과 관권을 이용하는 것, 야당은 말초적 감정을 자극하고 봄」에만 의존하려는 자세가 모두 큰 병폐라고 지적했다.

<관권이용은 의회시녀화>
특히 『관권 이용은 의회와 의원을 행정권에 예속시키는 결과가 되며 금력이용은 계속 더 많은 선거자금 을 필요로 하게되어 부패를 조장하게 된다』면서 『정당이나 후보자는 스스로를 속박하는 위험한 득표수단을 지양하라』고 요구했고 야당에 대해서는 『서울이면 무조건 당선한다는 안이한 생각이나 시골이면 낙선한다는 무기력을 버리고 과감하게 싸우라』 고 격려했다.
그러나 현재의 기류로 보아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이런 기대가 충족되어 깨끗한 선거가 치러질 전망은 극히 어둡다는 것이 이들의 전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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