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9)선거…그것으로 끝내자|김봉희(여성문제연구회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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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8·15 해방이후 우리들은 수 없는 선거를 치러왔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의원선거 등. 이러한 선거를 치를 때마다 우리들의 주변에는 이상한 계절풍이 불어닥치게 마련이다. 그 두드러진 현상의 하나로서 선거선심을 들 수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유권자의 환심을 모으기 위하여서는 서로가 분에 넘치는 선심을 베푸는 체 하는 판국인데 이 선심공세의 틈바구니에서 무엇인가를 한몫 보려는 우리유권자들의 자세가 어떠한가를 한번쯤 반성해 봄직도 하다.
선거라면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이 국민 각자가 갖고있는 주권의 행사이다.
이 주권행사의 자세가 비뚤어질 때 거기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기웃거리게 되고 고무신짝이나 비누조각이 기웃거리게 되는데 이것이 한술 더 뜨게되면 나 스스로가 무엇인가를 찾아서 기웃거리게 된다. 그리하여 나중에는 평상시의 궤도를 이탈하게 되고 이탈된 자기행위가 선거기라는 특수시기를 악용하게 되니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우리국민 스스로가 보게 마련이다.
후진사회의 현상이라고 가볍게 보아 넘기기에는 간단한 문제가 아닌 성싶다.
요즘 일부 신문보드에 의하면 어떤 지방의 소도시에서 선거기를 틈타 비밀「댄스」장이 생겼는가하면 법으로써 금지해 놓은 일들을 공공연하게 자행하고 있으나 당국에서는 손을 쓰지 않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비밀「댄스」장이 한 둘 생기고 법으로 금지한 일을 한 두 사람이 범법한다고 해서 그 자체가 큰 문제될 것은 없겠으나 선거때마다 맞이하는 국민들의 자세와 사회풍조가 문제인 것이다.
선거하면 약방의 감초처럼 부정을 경고하는 글귀들이 나도는 판국에 우리국민 각자의 마음가짐에는 어떠한 헛점이 없었는가를 한번쯤은 되새겨 볼일이다.
위정당국을 감시하고 정치인들의 행적을 주시해야할 주권자들이 선거기만 되면 무엇인가 부조리한 소득을 보려해서는 안될 것이다. 선거는 선거로써 끝나야한다. 선거이외의 그 무엇도 바라서는 안될 것이며 얻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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