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폐수를 정화해 다시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폐수처리장이 등장했다. 생활하수를 정화해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곳은 일부 있지만 고농도 산업폐수를 재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구시는 달성군 논공읍 남리 달성 1차산업단지 폐수처리장의 방류수를 인근 세하㈜·경산제지㈜ 등 제지업체 두 곳에 공급해 종이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두 업체에 공급하는 방류수는 하루 1만1500t으로 전체 폐수 2만2000t의 절반 정도다. 방류수는 지하에 매설한 지름 60㎝, 길이 7㎞의 관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국비와 민자 105억7800만원을 들여 관로를 매설했다.
방류수의 수질은 평균 수소이온농도(pH) 7.0,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0.8ppm, 부유물질(SS) 1.1ppm으로 업체 측이 요구한 기준인 각각 8.1·3·10ppm 이하보다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폐수처리장은 단지 내 239개 업체에서 들어오는 폐수를 정화한다. 침전지에서 찌꺼기를 가라앉히고 미생물로 분해한 뒤 폴리에틸렌으로 된 거름막(KSMBR)을 통해 물을 거른다. 이어 인(P)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친다. 거름막과 인 처리시설 등 고도처리 공정을 추가로 설치한 것이 폐수 재활용을 가능케 한 것이다.
경제적인 이점도 적지 않다. 방류수의 가격이 t당 189.6원으로 공업용수(590.3원)보다 싸 업체는 연간 16억5000만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폐수처리장은 낙동강으로 흘려 보내던 물을 판매해 연간 7억80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또 공업용수를 생산과정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 323t을 줄이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