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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고혹적인 눈매, 영롱한 보석으로 되살아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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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핑크 골드 다이아몬드 유색석 목걸이, 핑크 골드 다이아몬드 유색석 귀걸이, 핑크 골드 마더오브펄 다이아몬드 귀걸이, 핑크 골드 다이아몬드 팔찌, 핑크 골드 다이아몬드 귀걸이(왼쪽부터). 모두 불가리 디바 컬렉션 미디엄 하이주얼리 라인 제품이다.
불가리 미디엄 하이 주얼리 디바 컬렉션 핑크 골드 다이아몬드 반지.

고급 장신구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하이 주얼리’ 또는 ‘파인 주얼리’는 로망이다. 갖고 싶대서 함부로 가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하이 주얼리’는 우리가 흔히 보석, 주얼리라 부르는 것과는 다르다. 목걸이·귀걸이 등을 매우 질 좋은 다이아몬드로 만들면 ‘하이 주얼리’라 부르기도 한다. 가격으로도 어느 정도 구분된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짜리가 ‘하이 주얼리’ 혹은 ‘파인 주얼리’다. 진짜 다이아몬드, 진짜 루비·사파이어 등으로 만든다. 다른 특징도 있다. 상품의 개수다. 진정한 ‘하이 주얼리’는 대개 딱 하나만 만든다. 재료가 귀해서 두 작품에 쓸 만한 소재를 구하지 못하는 탓이다. 한 작품에 쓰인 다이아몬드만 수십 캐럿을 넘고, 특징적인 주(主) 원석 하나가 수캐럿 이상 크기다. 하이 주얼리인데도 두 개가 존재하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이처럼 하이 주얼리는 수량이 한정돼 있어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불가리 디바 컬렉션’의 하이 주얼리 라인도 마찬가지다. 놀랍도록 화려한 디자인은 단 한 작품뿐이다. 아쉬움을 달랠 방법은 따로 있다. ‘불가리 디바 컬렉션 미디엄 하이 주얼리 라인’이다. 수량이 넉넉하진 않아도 ‘하이 주얼리’처럼 단 한 개는 아니어서 원한다면 가질 수도 있다.

불가리 제품을 착용한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

◆디바의 매력과 마력=‘불가리 미디엄 하이 주얼리 디바 컬렉션’의 디자인은 대단히 여성적이다. 기하학적 무늬가 반복되는데 선이 굵은 듯하면서도 섬세하고 우아하다. 부채꼴을 닮은 패턴이 크고 작게 어울려 하나의 그림을 완성시킨다. 부채꼴은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영화 속 눈화장에서 출발한 디자인이다. 영화 ‘클레오파트라’(1963)에서 주인공을 맡은 테일러는 강렬한 눈화장을 하고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했다. 고혹적인 테일러의 눈매에 검고 길게 칠해진 아이라인은 관자놀이까지 이어져 아름다운 지배자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눈초리에서 삼각형을 이룬 아이라인은 고대 이집트 문명에 등장하는 건강과 풍요의 신 ‘호루스’의 눈을 본뜬 것이라 한다. 짙은 검은색 머리와 깊고 그윽한 눈매의 클레오파트라는 나일강을 지배하던 여왕의 신비롭고 관능적인 매력을 뽐냈다.

불가리 미디엄 하이 주얼리 디바 컬렉션 핑크 골드 다이아몬드 목걸이.

‘불가리 미디엄 하이 주얼리 디바 컬렉션’에 사용된 부채꼴 모양은 2차원 평면에 머물지 않는다. 부채를 닮았는가 했더니 3차원 성배 모양으로 진화해 입체인 주얼리의 완성도를 더한다. 부채꼴 모양의 도안이 디자인의 출발점이지만 형태는 성배 모양으로 갖춰져 분홍빛 금과 다이아몬드 등으로 장식돼 목걸이·귀걸이 등으로 변신했다. 부채꼴에서 성배로 진화한 디자인은 여러 개가 겹쳐지며 꽃잎 모양으로도 보인다. 만개한 꽃 모양은 켜켜이 쌓여 또 다른 형상을 이루고 있다. 순백 진주와 짙은 금빛의 조화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불가리 하이 주얼리 디자인 특유의 독특한 소재 어울림을 표현하고 있다.

◆이탈리안 하이 주얼러=이탈리아 브랜드 ‘불가리’는 은세공업자였던 소티리오 불가리에서 시작한다. 1884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연 상점이 출발점이다. 브랜드의 상징과 같은 이탈리아 로마의 콘도티가(街)에 문을 연 건 1905년부터다. 소티리오의 두 아들 조르조와 콘스탄티노는 이전까지 장신구 디자인의 주류였던 프랑스 기법을 과감하게 변혁해 불가리만의 개성을 확립했다. 이때부터 이탈리아 감성을 더한 대담한 디자인 특징이 발현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불가리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장신구 디자인에 도입했고 여기에 그리스·로마의 고전주의,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19세기 금세공의 선두였던 로마 스타일을 접목했다. 70년대 불가리는 미국 뉴욕에 브랜드 최초의 해외 상점을 열었다. 이후 프랑스 파리, 스위스 제네바, 몬테카를로 등지에도 진출했다. 이후 불가리는 80년대 들어 스위스 노이샤텔에 시계 회사를 설립해 최고급 시계로 영역을 확장하고 90년대엔 향수와 선글라스, 가방 등 각종 액세서리 분야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엔 스위스 최고급 시계 브랜드 ‘제랄드 젠타’와 ‘다니엘 로스’ 등 우수 제조업체를 사들여 최고급 시계 분야의 주요 제작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엔 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불가리 그룹을 인수했다. 소티리오 불가리의 손자인 프란체스코 트라파니 불가리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LVMH 시계·주얼리 부문 총괄로 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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