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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노린 대회전 여·야 유세「홈·그라운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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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통령 선거일도 앞으로 사흘. 박정희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김대중 신민당 대통령 후보는 4월의 마지막 주말인 24일 각각 「홈·그라운드」인 부산과 광주에서 막바지 유세를 가지며 25일에는 박 후보가 서울에서, 김 후보가 대구에서 유세를 함으로써 치열했던 선거 공방도 이날로 사실상 막을 닫고 주권의 심판만이 남게된다. 온 국민이 다같이 공명 선거가 이룩되기를 소망하는 가운데 실시되는 이번 4·27 선거에 모두들 한 표의 주권을 포기하지 않도록 기권을 방지하자고 중앙 선거관리 위원회가 바라고 있다. 박 후보의 유세가 있는 항도 부산은 맑은 날씨에 부산 시민들뿐만 아니라 마산·진해·양산 등 전 경남도민이 몰려 공화당의 공약에 귀를 기울였으며. 김 후보의 유세 장소인 광주시도 아침부터 술렁대는 분위기로 많은 청중들이 공설운동장으로 줄을 이었다.

<부산-박 후보>아침부터 버스 대열 경남 곳곳서 청중 운집 「택시」 6부제도 해제
【부산=이돈형 기자】24일 상오 7시 대통령 선거 유세를 알리는 선전방송이 시가 곳곳을 울려 퍼지면서 항도 부산에 두 번째 유세 「붐」이 있었다.
이날 공화당 박정희 후보가 지방에서는 마지막으로 유세하는 부산의 날씨는 최고 기온 섭씨 22도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이날 상 10시쯤부터 유세장인 부산진구 범일동 옛 조선방직 자리에 청중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가까이는 동래·양산·진해에서, 멀리는 마산·창원 등 경남도내 각지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청중도 많았다.
가로·높이 각 10cm의 연단양 옆에는 꼭대기에 V자로 새긴 화려한 선전 「아치」가 세워졌고 서울중앙당에서 전국 유세 장을 「릴레이」하는 최신형 고성능 「스피커」 88개가 가설, 청중이 처음 보는 「스피커」를 신기해했다.
유세 하루 전인 23일 2대의 「불도저」가 동원되어 말끔히 정지했고 20원씩에 빌었다는 가마니5만 장과 수십만 장의 신문지가 하루에 8백 원을 받는 인부 50명에 의해 유세 장 전역에 깔렸고 구급차도 마련됐다.
부산 시청은 24, 25, 26일 3일 동안 「택시」 6부제 운행을 해제했는데 시 당국은 24, 25일은 주말 소풍 객에 대비한 것이고 27일은 선거일인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한 운전사는 "지금까지 구정 날과 중학 입시 날에만 해제했었다" 면서 오히려 "교통만 혼잡하게 됐다" 고 푸념하기도….
공화당 측은 신민당 청년단원 8백 명이 유세 장에 나와 박 후보의 유세연설시작 바로 뒤에 퇴장 선동을 할 것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신민당 측은 통·반장이 각종 상품권을 주면서 청중을 책임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신민당 측은 발행인과 출처가 없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라는 신민당 공약 가운데 예비군 폐지 부분을 반박하는 내용의 책자를 돌린 이진우군 (19·동래구 광안동 473) 등 3명을 선거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광주-김 후보>「퍼레이드」 2킬로|나들이옷 아낙네 줄 잇고 입구선 「민주전선」 팔기도
【광주=김창태 기자】24일 신민당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유세가 열리는 광주 시내는 아침부터 술렁거렸다.
시내에는 상오 9시부터 「마이크」를 단 2대의 신민당 「지프」가 김 후보의 유세를 알리며 거리를 누비고 유세 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나들이옷으로 차려 입은 아낙네들과 지팡이를 짚은 촌로들의 행렬이 잇달았다. 유세 장인 광주 공설운동장 주위에는 10여 개의 신민당 기가 맑게 갠 하늘에 나부꼈으며 고성능 「마이크」 10개와 확성기 15개가 군데군데 달려있었다.
이날 광주시는 신민당 유세시간과 같은 하오 2시부터 광주시 서석2동의 전등 점화식을 갖고 KBS 출력증강 준공식을 비아 송신소에서 열기도 했는데 이날 하오 2시30분 현재 김 후보의 연설을 들으러 몰려든 청중으로 공설운동장에 통하는 길목을 메웠다.
유세 장 입구에는 상오 9시부터 10여 명의 신민 당원들이 월간「다리」 「대중경제 백문백답」 「자유를 위한 민권의 횃불」등 세 가지 책자와 신민당 기관지 「민주전선」 을 쌓아놓고 몰려드는 청중들에게 팔고 있었고 운동장 입구 길가에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리어카」 행상 30여명이 줄지어 있었다.
신민당 전남도당 부는 김대중 후보가 나주에서 도착하는 이날 하오 3시쯤부터 광주공원∼도립병원∼도청∼금남로∼유세 장에 이르는 2km의 거리를 김 후보가 탄 「오픈·카」를 앞세우고 「카·퍼레이드」를 벌일 계획이다.
신민당 전남도당 부는 이날 유세를 위해 지난 23일부터 기관지인 민주전선을 광주·나주·담양·화순 등지에 10만 부나 배부하고 유세 장 경비를 위해 신민당 기동대 1백여 명을 경찰경비원 50명과 함께 유세 장 일대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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