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윤제 신임 경제보좌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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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경제 현안에 일일이 간여하지 않기 위해 경제수석을 없앤 것으로 알고 있다."조윤제(趙潤濟) 대통령 경제보좌관(51)은 2일 자신의 역할에 대해 "아직 백지 상태"라면서도 경제 현안을 챙기는 역할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행정관 3명과 여비서 1명을 데리고 3일부터 청와대에 상주하면서 본격적으로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를 하게 된다.

趙보좌관의 임명에 대해 많은 경제관료들이 "대통령에게 경제정책의 중심을 잡아줄 인물로는 최적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의 한 고참 국장은 거침없이 "내가 본 경제학자 중 가장 깊이있게 공부한 학자"라고 평했다.

하지만 '경제 가정교사'라는 업무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점을 들어 趙보좌관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경제보좌관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가정교사로서 제대로 기능을 하려면 무엇보다 대통령이 자주 불러 자문해야 한다는 얘기다.

趙보좌관은 금리정책보다는 한계기업 퇴출을 통한 지속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주장해 왔다. 그는 1998년 4월 당시 "IMF 위기는 우리 국민 모두가 초래한 위기"라며 강경식 전 부총리와 김인호 전 경제수석의 형사처벌에 반대하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주문을 했나.

"경제부처를 일일이 챙기는 것이 문제가 있어 경제수석을 없애려고 했는데, 경제 문제를 너무 중시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준 것 같아서 경제보좌관을 신설했다고 말씀했다. 임명장을 주면서 한 말씀이 있었는데, 좀 더 새겨봐야겠다."

-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하나.

"불러주면 좋겠다. 경제팀 상견례 때 김진표 부총리가 불렀는데, 그때 임명장을 받지 못한 상태여서 고사했다."

-새 정부의 경제운용방향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인수위에서 나름대로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경제보좌관의 역할은 무엇인가.

"구체적인 것을 말하기엔 이른 것 같다. 일을 시작하면서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각종 경기 지표들이 좋지 않다. 어떻게 보나.

"경기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盧대통령과 어떤 인연이 있어 경제보좌관으로 임명됐나.

"그동안 특별한 인연은 없었다."

이상렬 기자

*** 조윤제 보좌관은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은 조윤제 경제보좌관은 국제적 감각이 뛰어난 합리적 시장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 1984년부터 93년까지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경제분석관으로 있으면서 국제적 안목을 길렀다 95~96년엔 경제부총리 자문관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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