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참정의 의의와 현실|YWCA「세미나」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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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권 신장을 위한 여성 운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면서 여성의 참정권 문제가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 여성들의 정치 의식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여성의 참정권이 갖는 의의는 무엇일까? 서울 YWCA는 6일 하오 2시 『여성 참정권의 의의와 현실』이란 논제로 세미나를 갖고 이정식 교수 (정치학·동국대)의 강연을 들었다. 그 내용을 간추려 본다.
여성의 정치 참여 의식은 자연법 사상에 기초를 둔 인간으로서의 여성, 가정을 이끌어 가는 여성, 민주 사회에 접해야하는 시민이라는 세가지 요소로서 구성된다.
여성의 참정 의식의 형성을 보면 민주적 사상을 바탕으로 한 것과 개인의 욕구 불만에서 출발한 것으로 그 형태를 구분할 수 있다.
우리 나라 여성의 경우 참정이란 개념은 권위주의적 인식과 가정의 유대 관계인 동조의식을 깨뜨리는 인습적인 질서 파괴를 의미함으로써 중요시하게 되었다.
이 질서 파괴는 여성들의 욕구 불만에 그 근거를 둔 것으로 우리 나라 여성의 참정은 역사적으로 볼 때 여기에 기반을 두고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한국의 여성 운동은 6·25 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6·25로 피해를 본 여성들은 사회적인 보장의 혜택을 받으면서 가정을 이끄는 사회 참여 내지 정치 참여를 시작했다. 따라서 욕구 불만의 요소가 강하게 작용된 것이다.
남성의 참정 의식은 직선적이고 명확하다. 그러나 여성의 참정의식은 복잡성을 띠고 있다. 즉 민주 사회에 접한다는 의식을 제외하고는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생물학적인 고려가 앞서야한다.
흔히 여성들은 남성의 정당 활동을 보고 정치 참여를 가능하게 생각하나 특수한 생물학적인 문제로 보다 많은 사회의 보장이 선행되어야만 차질이 생기지 않게 된다.
또 가정을 이끌어 가는 여성들에게는 남성이 지니지 않는 중요한 측면이 있다. 다음 시대의 시민인 제2시민을 길러야하는 것과 자기 자신의 참정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참정 의식은 잘못하면 가정의 참정 의식을 파괴하게 된다.
민주 사회의 발전은 분화되어 가는 사회에 따라야 이루어진다. 사회 문학에 역행하는 발달은 결국 사생활의 폐쇄를 가져오며 가정내의 남녀의 대체를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남녀의 대체는 불가능한 것으로 남녀의 대체를 주장하게 되는 것은 여성의 욕구불만이 근거를 이룬다.
결국 밀폐된 가정이나 환경에서 벗어나려는 욕구 불만에서 출발한 반사회적인 사회 참여나 정치 참여보다는 가정 내의 다음 시대의 제2시민을 훌륭하게 기르고 그들과 자신과의 분리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여성 참정의 기본이 된다고 하겠다.
가정의 참정 의식의 기본이 되는 요소는 동조의식이며 외국과는 달리 우리 나라 여성에게 특히 동조의식이 강하다.
이 동조의식의 파괴가 곧 민주적 발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파괴되어 가는 동조의식을 어떻게 재편성하느냐가 우리 나라 여성 참정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자연법적인 인간으로서의 여성과 생물학적인 여성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점을 고려한 사회적인 보장아래 여성 개인의 합리적인 의식에 바탕을 둔 여성 운동만이 진정한 여성 참정이 될 것이다. <권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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