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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인턴」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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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일교 총무처장관은 6일 기자회견에서 금년여름부터 학생행정수습제도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에 의하면 이 제도는 ①대학생과 실업계교생 중 장차 공무원을 지망하는 자를 대상으로, 방학기간 중 행정실무를 수습케 하려는 것으로 올 여름에는 우선 1천명을 선발한다 ②이들에게는 학비조달의 기회를 주기 위해 5급을류로 대우한다 ③행정수습은 소속학교의 총·학장 또는 교장의 추천을 받은 졸업반 학생에게만 적용한다는 것 등인데 서장관은 각 부처의 소요인원을 감안하여 필요한 경우 이 제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다.
공무원지망생에 대한 행정수습제도는 여러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하겠다. 일반 사기업체에 있어서는 대학의 4학년1학기부터 그 기업체의 채용예정자를 선발하여 2학기부터 학업은 전폐하다시피 하고 수습에만 종사시키고 있으며 이들 사기업체의 초임봉이 훨씬 많아 오늘날 공무원 희망자수는 날로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며 이에 따라 공무원 희망자의 질이 저하되고 있기에 학생들에게 공무원직에 대한 매력도 느끼게 하고 공무원수습을 거치게 함으로써 공무원의 고충을 이해하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실지로 고교와 대학을 졸업한 자 가운데도 대다수는 공문서 기안이나 민원서류작성 하나 옳게 하지 못하고, 행정대서사나 사법대서사의 힘을 빌어야 민원창구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다 아는 실정이라 할 것이다. 법학과 졸업생조차도 등기부 원본이나 호적부 원본 등을 구경도 하지 못하고 졸업하는 일이 많은 것을 생각할 때 학생들에게 국가공무원들의 실상과 허상을 알려주기 위하여서도 공무원행정수습제도는 유용하다할 수 있다.
서독에 있어서는 법과 대학생들은 2학년 수료시 까지 등기소에서 3개월 이상 수습해야만 사법시험 응시자격을 주고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여름 방학이나 겨울 방학중에는 의무적으로 민원사무의 공무원수습을 하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이러한 공무원 수습제도는 그로 말미암은 행정사무의 정체 등 현실적 문젯점들을 단치한다면 학생들에게 공복들의 실생활을 보여주고 공중도덕심을 앙양해 주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젓이다.
총무처가 구상하고 있는 수습부서가 어떠한 부서인지 아직 분명치는 않으나, 여름과 겨울방학의 짧은 시간에 나마라도 1천여명의 젊고, 불의에 물들지 않은 청신한 인력이 행정 각부처에 배속된다면 그 자체가 부정부패를 줄어들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수습학생들이 대민봉사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공무원사회의 기강쇄신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고 하면 공무원사회에도 일진신풍이 불어닥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의무적이 아닌 자원에 의한 공무원수습제도는 학생들에게 젊은 정열을 발산하게 해줄 수 있는 면과 학생들에게 장래의 적성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생각한다. 요즈음 학생들의 동태가 심상치 않은 이시기에 총무처가 1천 여명의 공무원수습제도를 발표한 것은 학생대책적인 감이 없지 않으나 우리는 그러한 구상이 어디까지나 학생들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임을 믿고 이의 과감한 추진을 희망하는 바이다.
서장관이 이미 발표한 공무원「엘리트·풀」제와 함깨 학생에 대한 공무원 인턴 제도는 대학생들을 공무원직으로 유도하는 좋은 방안이라고도 생각된다. 국가가 유능한 공무원을 확보하기 위하여서 학생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공무원직을 택하도록 유인체제를 확립해주는 동시에 공무원의 봉급을 인상함으로써 공무원의 이직을 막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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