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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영 정보 개발 협회 이사장 도엽수삼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국의 컴퓨터계는 10년 전의 일본 컴퓨터계를 방불케 합니다. 10년전만 해도 일본서는 컴퓨터의 용도나 가치에 대해서조차 인식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오늘날엔 7천대의 컴퓨터를 보유하는 나라로 됐으니까, 한국의 컴퓨터계도 전도가 양양하다고 할 수 있어요.』-「컴퓨터」보유수로 세계 제2위라는 일본의 정보 산업계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고있는 「이나바」 (도엽수삼) 박사의 말이다. 일본 경영 정보 개발 협회 이사장이며 일본 정보 계산 센터 회장인 당년 63세의 이나바 박사는 한국 공익 기업 학회 (회장 이웅근 박사) 의 초청을 받고 지난 29일 내한했다.
「이나바」 박사는 일본 정보 산업계의 당면 문제인 「데이터」통신 일반화를 위해서 공중 전기 통신법 개정이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다고 전제하고 그렇게 될 경우 각 가정에, 예를 들면 정보 공단 같은 데에 있는 대형 컴퓨터에 연결되는 「터미널」 (단반 장치=TV의 브라운관 같은 것) 이 설치되어 그것이 일반 전화선을 통해 조작되기 때문에 각 가정에 앉아서 쇼핑, 은행에 가서 하는 일, 여러 가지 데이터를 얻는 일 등을 할 수 있게 되는 길이 트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컴퓨터 대학 설립 안은 좌절됐지만 NHK (일본 방송 협회)를 주축으로 컴퓨터를 활용해서 집에 앉아서 고등 교육을 받게 하는 방송 대학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고도 그는 말했다.
「이나바」 박사에 의하면 일본의 컴퓨터 열은 대단한 것이어서 69년도부터 「컴퓨터」기술자에 대한 자격 시험을 실시하고 있는데 69년엔 4만2천명이 응시해서 2천명이 합격했고 70년엔 3만8천명이 응시해서 2천5백명이 합격했다고-.
「이나바」 박사는 오늘의 한국 컴퓨터계가 10년 전의 일본의 실정과 같다고 말하고 있지만 현재 약 25대의 컴퓨터가 가동되고 있고 컴퓨터 제작에 대한 계획이 뚜렷하지 못한 우리 나라가 10년 뒤에 일본처럼 보유 대수 7천대, 컴퓨터 제작 회사 6개 사의 수준까지 올라가게 될는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그 점 「이나바」 박사는 우리 나라를 높이 평가해준 것이라고나 할까.
「이나바」 박사는 30년 뒤의 기업상과 도시상, 한국과 일본과의 우호 관계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일본 공업 신문 사장, 일본 산업 경제 신문 사장 (상께이)을 역임한 사람답게 능란하게, 그리고 알기 쉽게 의견을 피력했다. 국민 경제 연구 협회장 등 그밖에 굵직한 직책을 여러 가지 지니고 있고 한국 정·재계의 많은 거물들과 친교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나바」박사는 2일 일본으로 되돌아갈 예정.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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