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특수렌즈가 빛의 양 조절 … 노안이여 이젠 안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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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S&B안과 김정목 원장이 노안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재발 위험을 낮춘 새로운 노안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현진 기자]

직장인 박근호(54·서울 강북구)씨는 올초 스마트폰 문자나 식당 메뉴판을 읽는 것이 힘들어 돋보기 안경을 맞췄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돋보기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돋보기를 쓰면 눈이 금방 피곤하고 어지러웠다. 계단을 내려갈 때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소리없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병이 있다. 노안이다. 평소 잘 보이던 글씨나 사물이 조금씩 흐릿하게 보인다. 노안이 오면 돋보기에 의존하거나, 눈이 침침해도 그냥 참고 살았다. 요즘에는 카메라 인레이 렌즈를 삽입해 간단하게 노안을 치료한다. 압구정 S&B 안과 김정목 원장의 도움말로 노안 시력교정술에 대해 알아봤다.

중년 이후부터 모양근 제 역할 못 해

노안은 눈이 늙는 현상이다. 수정체와 주변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눈에 들어온 빛은 각막→수정체→홍채를 거쳐 망막에 닿는다. 빛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혀야 사물을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수정체의 두께다. 수정체는 외부에서 눈에 들어오는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상을 맺게 한다. 일종의 투명한 생체 렌즈다.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수정체가 볼록렌즈처럼 두꺼워진다. 반대로 먼 곳을 볼 때는 얇아지면서 망막에 모이는 빛의 초점을 조절한다.

김 원장은 “중년 이후부터는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는 근육(모양근)이 제 역할을 못한다”며 “수정체를 볼록하게 만들지 못해 먼 곳은 잘 보이지만 가까운 곳은 초점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발 위험성 낮추고 안전성은 높이고

노안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동안 노안은 돋보기나 다초점 안경으로 교정했다. 노안수술을 받기도 하지만 시력교정 효과를 유지하는 기간이 1~2년 정도로 짧다. 일부는 다초점 렌즈를 삽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백내장이 없는데도 수정체를 제거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최근 이를 보완한 새로운 노안 치료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카메라 인레이(KAMRA INLAY) 치료법’이다. 압구정 S&B안과에서는 노안 재발 위험성을 낮추고, 안전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노안을 치료한다. 카메라 인레이 치료법은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해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노안을 교정한다. 가까이 있는 물체가 보이지 않을 때 눈을 찡그리는 것과 비슷하다. 눈을 찡그리면 각막을 통해 수정체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든다. 여기저기 생기는 상의 일부가 없어져 선명하게 보인다.

치료법은 간단하다. 가까운 곳의 사물을 보는 눈에 도넛 모양의 카메라 인레이 렌즈를 각막에 삽입한다. 이 렌즈는 가운데 1.6㎜ 조그만 구멍이 뚫려 있다. 구멍을 통해 빛의 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초점을 잘 맞춘다. 국내에는 2012년 처음 소개됐다.

검사부터 수술까지 3시간이면 충분

근거리 시력교정은 물론 중간거리·원거리 시력 유지에도 효과적이다. 독서를 하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불편하지 않다. 이전에 백내장이나 라식수술을 받은 사람도 시술이 가능하다. 수술 시간은 15~20분 정도다. 수술 직후 안대를 하지 않고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검사에서 수술까지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김 원장은 “시력교정 효과도 반영구적이지만 시술할 때 렌즈를 시야 중심부에 제대로 삽입해야 노안 시력교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도 뛰어나다. 카메라 인레이 렌즈는 생체 적합성이 검증된 소재로 만들어졌다. 또 눈속에서 영양이 순환되도록 표면에 8400여 개 미세한 구멍이 열려 있어 눈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한다.

김 원장은 “이런 장점을 인정받아 이 시술이 유럽 CE 인증을 획득했다”며 “본원 유승열 대표원장도 직접 시술을 받아 노안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수술이 유럽·일본에서 보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구건조증이 심하거나 심각한 약시·사시·황반변성이 있는 환자는 시술을 제한한다. 특히 황반변성 환자에겐 무용지물이다. 카메라 인레이 치료법은 빛의 감도를 조절해 시력을 교정하는데 빛 자체를 감지하지 못해 효과가 없다.

글=권선미 기자
사진=김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