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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산성' 장군 이충희 수비농구로 완전 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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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충희(54) 원주 동부 감독의 선수 시절 별명은 ‘슛도사’다. 어려운 자세에서도 던지기만 하면 림에 쏙 꽂히는 슛이 일품이었다. 누구보다도 공격 능력이 뛰어났던 이 감독의 올 시즌 목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수비 농구 완성’이다. “공격은 흥행을 안겨주고, 수비는 승리를 안겨준다”는 게 그의 농구 철학이다.

 이 감독은 “농구는 곧 수비와 리바운드다. 공격은 타고나거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수비와 리바운드는 정신력과 체력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수비가 단단하고 뚫기 어려워 ‘동부 산성’이라고 불렸던 동부와 수비 농구를 추구하는 이 감독이 만난 셈이다.

 첫 번째 목표는 ‘이기는 게 익숙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동부는 지난 시즌 강동희(47) 전 감독이 승부 조작으로 시즌 도중 물러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해져 7위까지 추락해 플레이오프(PO)에서 탈락했다. 이 감독은 “동부는 전통적으로 지는 게 익숙하지 않은 팀이다. 지난 시즌만큼은 불미스러운 일로 부진했다. 이기는 게 다시 익숙해지도록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감독에게 동부는 LG(1997~2000년)·오리온스(2007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오리온스에서는 4승2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중도 사퇴했다. 어쩌면 동부는 그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

 동부는 김주성(34·2m5㎝)·이승준(35·2m4㎝)·박지현(34·1m83㎝)·이광재(29·1m87㎝)로 이어지는 주축 선수들이 건재한 데다가 대학 농구의 특급 가드 두경민(22·1m83㎝)과 오리온스와 전자랜드에서 뛰었던 경험 많은 허버트 힐(29·2m3㎝)이 가세했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다는 지난 시즌 단점을 보완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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