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국민의 뜻 살펴보고 … " 화성갑 출마 여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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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6일 서울 내자동 한 음식점에서 배웅 나온 손학규 상임고문과 인사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오는 30일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서 ‘서청원 vs 손학규’의 매치가 이뤄질 수 있을까.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6일 또다시 손학규 상임고문을 찾아가 재·보선 출마를 거듭 요청했다. 지난 4일 저녁 경기도 분당의 한 식당에서 만나 출마를 요청한 이후 공식 부탁만 세 번째다. 사흘간 매일 읍소하다시피 하면서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요건도 채웠다. 4일 회동에선 손 고문이 “중요할 때 당이 하나가 되는 역할을 손 고문이 해달라”는 김 대표의 청을 뿌리쳤다. 손 고문은 5일에도 측근을 통해 불출마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6일엔 변화 기류가 감지됐다. 손 고문은 “조금 시간을 갖고 국민의 눈으로, 국민의 뜻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은 강원도 춘천에서 전국 순회 일정을 소화하던 김 대표가 손 고문이 전·현직 의원들과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식사 장소로 찾아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뤄졌다.

 두 사람은 오후 7시15분부터 약 30분 동안 배석자 없이 단독회동을 했다. 김 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 전 대표님께 당의 ‘총의(總意)’로써 이번 재·보선에 출마해 주실 것을 요청드렸다”며 “오늘은 이틀 동안 당에서 보다 강한 의지들이 집약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말씀드렸다”고 했다. 화성갑 단독 후보인 민주당 오일용 지역위원장 문제에 대해선 “오 위원장도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를 견지하고 계신다. 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오 위원장은 민주당이 손 고문의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반발해 왔다.

 하지만 김 대표의 세 번째 설득 이후 손 고문도 다소 전향적으로 돌아서고 있는 양상이다. 핵심 측근인 김영철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는 “손 고문은 여전히 지금은 자숙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출마 여지를 아예 차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민주당은 손 고문에게 시간을 주기 위해 6일로 예정됐던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의를 7일로 연기했다. 손 고문은 8일께 선거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새누리, 포항남-울릉 박명재 공천=포항남-울릉 지역 재선거의 새누리당 후보로는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확정됐다. 새누리당은 이날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경북 포항 출신으로 연세대 행정학과를 나온 박 전 장관은청와대 행정비서관·중앙공무원교육원장·행자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노무현정부 마지막 행자부 장관을 지냈다.

글=이소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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