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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신성장엔진 '에너지 솔루션' 가속 페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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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구본무(68) LG 회장이 생각하는 LG의 강점은 융·복합 정보기술(IT) 역량이다. LG의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역시 계열사마다 특화된 디바이스·부품소재·IT서비스 역량을 효율적으로 접목해 탄생했다.

 구 회장은 지난달 초 임원세미나에서 “그간 꾸준히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선행 기술에 대한 준비와 상품개발의 자신감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융·복합 IT 역량에 틀을 깨는 창의력을 더해 시장의 판을 흔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꼽히는 에너지·친환경 자동차부품·리빙에코·헬스케어 등에서의 선전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런 구 회장이 특히 역점을 두는 분야가 에너지 솔루션이다.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에서부터 저장, 효율적인 사용을 모두 아우르는 게 에너지 솔루션 사업이다. 이와 관련, 구 회장은 주요 계열사별로 관련 핵심 기술 확보를 독려하고 이를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묶어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플랜을 짜고 있다.

 실제로 LG는 그동안 발전용 연료전지, 에너지 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태양전지 등 전력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집중 육성해 왔다.

 지난해 6월에는 가장 친환경적인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에도 진출했다. 당시 4500만 달러(약 482억원)를 투자해 발전용 연료전지 셀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영국 롤스로이스 자회사 ‘롤스로이스 퓨얼셀시스템즈’의 지분 51%를 인수해 LG퓨얼셀시스템즈를 만들었다. LG퓨얼셀시스템즈는 3∼4년 내 발전용 연료전지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LG가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주력하는 배경은 시장의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인 파이크 리서치에 따르면 에너지 솔루션의 일부 영역인 스마트 그리드용 소프트웨어 및 관련 IT 서비스의 경우 시장 규모가 연평균 15.5%로 성장해 지난해 43억 달러 규모에서 2017년 86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를 비롯한 각 계열사의 에너지 역량 또한 만만치 않다. LG전자는 IT 역량을 결집해 건물 외벽에 붙이는 식으로 장착할 수 있는 ‘건물일체형 박막 실리콘 태양전지’ 등에서 세계 선두권에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또 건물의 냉난방·조명·대기전력 등을 통합 관리해 에너지 사용량을 30% 이상 절감하는 빌딩관리시스템(BMS),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무선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LED 조명 솔루션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으로 탄력받은 LG화학은 심야전기 등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가정용 ESS(에너지저장장치)에서 만만찮은 경쟁력을 갖췄다. 그룹 관계자는 “LG화학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에서 발생한 전기를 저장해 안정적으로 송배전하는 전력망용 ESS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이동통신사로만 알려진 LG유플러스 역시 지능형전력계량인프라(AMI)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실시간으로 빌딩이나 가정의 전력 사용량을 계측해 전력 공급자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소비자는 전력 사용 내역, 요금 등 각종 정보를 제공받아 전력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LG CNS는 2011년 스리랑카, 2012년 불가리아에서 스마트그린 기술을 앞세워 대형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LG는 시장 공략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오는 13∼17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2013 대구 세계에너지총회(WEC, World Energy Congress)’에 참가해 LG전자와 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 전 계열사의 에너지 사업 역량을 선보이기로 했다. WEC는 3년마다 개최되는 에너지 관련 국제회의다. ‘에너지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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