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감독이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도중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
대한양궁협회는 6일(한국시간) 신현종(53) 한국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 감독이 4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 8강전을 지휘하던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현장에 있는 영국, 독일 의료진의 응급 처치를 받은 뒤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지 의료진은 뇌출혈을 의심하고 있으며, 신 감독은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다.
서거원 대한양궁협회 전무는 "현지와 연락을 취해봤는데 신 감독의 상태가 매우 위중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준비 중이며 수술을 하더라도 살 확률이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서 전무는 이어 "대표팀에서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는데 신 감독은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평소에도 건강했기에 이런 일이 터져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현대차 터키 법인장을 안탈리아로 급파해 최상의 치료를 받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과 대전선병원이 안탈리아 의료진으로부터 정밀검진 결과를 받아 분석해 조언해줄 예정이다.
신 감독은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1차 월드컵에서 한국 여자 컴파운드가 개인,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하는데 일조했다.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은 이번 대회 단체전 예선에서도 세계 최강 미국을 꺾고 1위에 올랐으나 강풍 탓에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신 감독은 강풍 속에서 선수단이 기대했던 성적을 내지 못하자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 기간에는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없을 정도로 강풍이 몰아쳤다. 그러나 세계양궁연맹과 대회 조직위원회는 경기를 강행했다. 본선 토너먼트 때는 선수들이 제대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몰아쳤다. 신 감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질 당시 한국과 프랑스는 강풍 때문에 수 차례 0점을 쐈다. 리커브 대표팀도 남자 단체 16강전에서 세계 1위 오진혁이 0점을 쏘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바람이 거셌다.
온라인 중앙일보·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