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고령 백9세 할머니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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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에서 최 고령자로 알려진 1백9세의 강명월 할머니가 음력 설날인 27일 상오 2시 서울 영등포구 봉천동산 94의1 길가에 세워진 2평짜리 판잣집에서 숨졌다.
동사무소에 비치된 주민등록표를 보면 강 할머니가 태어난 것은 강화 도령이 철종으로 즉위한지 13년째인 1862년 9월9일, 보통 사람의 2배를 산 셈이다.
숨지기 1개월 전까지도 쇠고기 반근은 거뜬히 먹었다는 이 할머니의 장수 비결은 물을 안 마시는 것. 밥도 질면 질색이었다고. 그 대신 소주를 즐겨 4홉들이 한 병은 그 자리에서 마셨다는 것
유족으로는 6대 독자인 손자 박춘식씨(26·이발사)와 손자며느리, 4살 되는 증손녀 소영양 등 3식구뿐인데 66년 고향인 상주에서 올라 와 월 1만원의 수입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 박씨는 상복조차 해 입을 돈이 없다면서 『가난 때문에 잘해 드리지 못한 게 한』이라고 섭섭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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