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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던트·파워」를 사회정의 실현에-YWCA연합회 대학생연맹대회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대한YWCA연합회 전국대학생연맹은 지난 13일∼17일 광주 피정「센터」에서 동계대회를 가졌다.
전국의 여대생 73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스튜던트· 파워」를 사회정의에』라는 주제로 강연과 분과토의를 열었는데 다음은 이극찬 교수(연세대)의 주제강연 『「스튜던트·파워」를 사회정의실현에』, 오국근 교수(동국대)의 『대학과 사회정의』 강연을 간추린 것이다.
오늘의 세계에서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공통으로 문제가 되고있는 「스튜던트·파워」는 대학이 한 개인에 있어서 자아실현의 훈련장소이고 국가적으로 새로운 인간형의 배출지라는 의미에서 큰 뜻을 가진다. 이극찬 교수는 이 「스튜던트·파워」가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한 생산적인 방향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하고 그 방향을 흐리게 하는 비생산적 인간「패턴」4가지를 들어 이의 지양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비생산적 성격으로 첫째 남의 것을 아무생각도 비판도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 지향적 인간을 들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선의 원천을 밖에서 구함으로써 자기의 비판능력을 마비시키고 결국은 정신적 식민지화되고 만다.
둘째로는 착취지향형으로 남의 지식을 배워 발전을 하기보다는 힘이나 책략을 써서 남의 지식을 마치 자기 것인양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노력의 댓가를 무시하는 소위 「지식의 도둑」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생산적인 방향을 방해하고있다.
다음은 무엇이든 소비를 생의 위협이라고 느끼고 자기수중에 없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고 믿는 저장적인 성격이다. 이런 층의 사람들은 현학적이면서 사회정의가 없는 비생산적인 성격으로 볼 수 있다.
네째로 시장지향형 인간을 들 수 있다. 사용가치보다는 교환가치가 더 큰 인간, 즉 속보다는 겉치레가 중요시되는 「타입」이다. 사회적인 지위나 명성, 축재의 수단으로 교육이 운영되고 상층을 쫓아 신분차용을 하며 일류만 찾는 사람들로서 내적인 충실이 없어 허망한 인간들이다.
이 교수는 위의 네 가지 비생산적 성격을 지양함으로써 참된 주체를 발견하게되고 「스튜던트·파워」가 생산적으로 되기 위해선 학생들 자신이 이러한 주체성을 확립하는 길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 「스튜던트·파워」가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바지하는 「사회정의」란 어떠한 기준이어야 할까. 오국근 교수는 ⓛ역사발전에의 의지가 있어야하고 ②비인간화의 요소가 제거되며 ③정상화의 노력이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역사발전의 뜻은 인간에게 육체적으로 안락을 주고 정신적으로 자유를, 물질적으로 풍요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한 다음 이의 반동세력으로 정치주의·독재주의·국수주의·인종차별을 들어 곧 사회악이라고 결론지었다.
비인간화의 현상에 대해서 오 교수는 인간멸시의 사상은 어떤 가치나 존재를 절대시하여 인간보다 위에 두는 것에서부터 생겨났다고 주장, 그 예로 종교적으로 절대자가 있고 그 절대자에 대한 인간의 무력을 강조해와 인간의 본능을 말살한 것, 권력의 만능화로 인간이 신분·정치 앞에 무력해진 것, 기계·기술 발달로 인간이 기계 부속품보다도 못한 물질만능주의, 그리고 집단화에서 오는 부작용 인간이 통계적 의미밖엔 없는 등 비인간화의 요소를 들었다. 따라서 사회정의는 이러한 요소들이 제거된 바탕 위에서만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오늘의 한국사회는 한마디로 「비정상의 사회」로 표현할 수 있듯이 모든 현상이 조화를 잃고 질서가 없어 또한 연쇄적인 부작용을 낳는다고 말한 오 교수는 이러한 현상의 근본원인은 바로 『돈이면 다다』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이 황금만능풍조는 부정·부패·밀수·뇌물을 낳아 사회악의 바탕을 이룬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사회정의를 이루는 정상화의 길은 첫째 「돈만 갖고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져야 하며 사회에 대해 책임을 지는 공동의식·동족의식을 가지고 특히 사회정의의 가치척도가 돼야할 대학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결론지었다. <광주에서 윤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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