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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소한 추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겨울이라면 소한추위와 대한추위, 그리고 삼한사온이 생각난다. 소한·대한은 사실 1년중 가장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철로, 이때는 이웃 추위를 빌어서라도 추워진다는 것으로, 우리나라 겨울에서 가장 혹독한 철임을 말해준다. 그 소한이 바로 6일이다.
전래에 따라서 올겨울의 소한도 최저기온이 영하13도, 전날인 5일은 영하16도1분으로 가장 추운날씨를 보였다.
일반적으로는 소한이 지나면 겨울은 한고비 넘긴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소한부터 대한까지의 15일 동안에는 추위를 몰고오는 한랭기단의 움직임이 비슷한데, 이 사이에 삼한사온의 변화가 있고 대한이 소한때보다 조금쯤 기온이 높다는 경험때문에 고비를 넘긴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떤 때는 입춘추위가 더 혹독할 때도 있다.
시젯말에 『대한이 소한집에서 얼어죽었다』는 것이 있는 것을 보면 일반적으로 글자의 이미지와는 달리 소한이 더 추운 것은 사실이다.
기상도상에 나타난 한랭기단이 약화되어 기온이 상승했지만 기온차가 하루 10∼5도이상 변화할때는 감기에 걸리기 쉬워 특히 건강관리에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소한은 추위보다는 폭풍으로 해일이 일고 바다가 사나와 전국에서 6백여척의 선박이 피해를 보고, 30여명이 사망하여 4억원 가까운 재해를 몰고 왔다는 것이 가슴아픈 일이다.
서울지방이 가장 추웠던 것은 1927년12월31일의 영하23도1분인데 이번 소한추위에 청주가 22도까지 내려간 것을 보면 호된 시련을 가져온 소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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