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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증언|독자는 이렇게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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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시간 더흐르기전에 증언을>이태영(55.이대법정대학장)
나는 6.25를 겪고 체험한 중간세대로서 앞으로의 후대들에게 생생한 기록을 남겨주고픈 심정과 사명을 통감해오고 있었다.
중앙일보가 산발적으로 인사이드.스토리식의 정리가 아닌 빈틈없는 자료수집과 광범한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어 체계적인 편집으로 6.25전사를 엮어나가는데 미더운 마음과 내 소원이 달성된 것 같아 경탄과 기쁨을 금할 수 없다.
한가지 소망스러운 것은 앞으로는 이런 민족적 대사건에 관한 것은 시간이 너무 흘러 망각의 강물에 떠내려 가기전에 좀더 생생한 기억의 증언을 기록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겠다는 것이다.

<역사기록한다는 사명감 갖길>선우 전(46·전우신문편집실장)
너무도 엄청난 피해와 비극을 더미로 안겨주었던 6·25의 참모습을 파헤쳐주기를 고대했던 민족의 증언은 문제점에 관한한 빙산의 일각을 맴돌뿐 수박겉핥기가 되지 않을까 적이 염려스럽다.
6·25동난은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무방비, 무정책, 무계획에서 자초한 엄청나게 컸던 특성에 대한 책임의 소재는 물론, 지도층의 실책에서 야기되었던 많은 비극과 흑막도 과감하게 파헤쳐져 진정한 역사의 교훈이 도출되지 않으면 안된다.
6·25당시에 중책을 담당했던 주역들이 거의 생존하고 있기때문에 면전에서 문제를 파헤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참된 역사를 기록한다는 사명감에서 20년전의 개인들을 역사앞에 바칠 수 있는 대아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때까지의 모든 6·25기록이 공과 과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못했을뿐 아니라 치욕의 역사를 어떤 의미에서 미화한데 이르러서는 분노조차 금할 수 없다.

<민중속에 파고든 한국사 새장>이선근(66·영남대학총장)
기억이 흐려져 6·25라는 역사가 와전되고 신화화되는 것을 막기위해서 뿐아니라 민족대중속에 파고 들수있는 생동적인 역사를 만드는점에서 민족의 증언은 한국사의 한 에포크·메이킹이 됐다고 본다. 앞으로는 시각에 실감할 수 있고 당시를 좀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사진을 많이 수집해서 실어줬으면 한다.
또 하나는 당시의 사실중에 아직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숨어있는 것들을 파헤쳐 소상히 밝혀줘야 한다. 비록 수치스러운 것이었더라도 앞날에 거울이 되고 역사를 통한 새방향 모색에 허물없는 지침이 될 수 있도록.

<지휘관의 작전지도 구체적으로>이종학(4l·공군대학교수)
우리들은 북괴의 재침에 대비하여 진지하게 과거를 회고, 반성함으로써 앞으로 그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민족의 증언의 역사적 자료로서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본인의 소망사항으로는 앞으로 첫째 사단장급 이상의 작전지도의 성패를 소상히 기록할 것, 둘째 하급지휘관, 병사 및 귀순병들의 체험기를 많이 실을 것, 세째 국가전략, 특히 외교와 군사전략의 차질에서 오는 비화를 소개할 것 등이다.

<정신무장에 더 역점을>황순용(18.학생.경북영주군단산면구구2리)
솔직히 말해서 6.25에 대해 별로 모르고 있었다. 민족의 증언을 읽고 나서부터 공산주의의 만행과 수법을 구체적으로 알수 있었다.
나는 이 다큐멘터리를 읽고 때론 혼자서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고 민족적 긍지와 사명을 가슴깊이 느꼈다.
오늘의 일부 우리학생 세대가 물질문명에 탐익된 나머지 정신자세가 소홀하기도한데, 앞으로는 전쟁기록뿐 아니라 거기에 흘렀던 정신적 측면도 다뤄줬으면 좋겠다.

<좀더 집약 일관성있게>양동조(32.교사.전남승주군 주암국민학교)
나는 바른생활시간에 어린이들에게 민족의 증언을 읽어준다. 무엇보다도 산 교재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일성은 70년대를 적화통일이라는 허황한 꿈을 꾸고있는 이때 이 산증언을 밑거름으로 반공터전을 닦아 통일의 그날까지 멸공대열에 솔선해야 할줄 로 안다.
바라곳 싶은 것은 앞으로 단행본으로 낼때에는 좀더 집약적이고 일관성있게 꾸몄으면 한다.

<인물중심으로 치우친 느낌>이학모(25.학생·서울동대문구이문동93의8)
민족의 증언은 실제 인물들의 체험담을 엮어 북괴의 잔악성과 만행을 여실히 폭로하여 6·25를 겪지못했던 사람에게나 또 공산주의를 책으로만 배워온 우리 학생들에게는 산 교육이 되리라 믿어마지 않는다.
그러나 민족의 증언이 인물중심으로 기울어진 나머지 거두절미식이 될 느낌이 있어 좀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은 아쉬움을 준다. 도시와 시골 그리고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가 당했던 북괴의 만행을 민족의 증언에서 매일 연재해 주기를 바란다.

<지방.농촌일도 다루어야>이제권(31.농업.충북홍성군금마면죽림리)
김일성을 타도하는데는 무엇보다도 협동정신이 필요하다. 이승만박사의 주장과 같이 우리는 뭉쳐야 한다. 현역은 일선에서 향군은 후방에서 일치단결하여 다시는 6·25의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민족의 증언에 대해 요망사항은 별로 없으나, 지방과 농촌에서 일어났던 일도 좀 다루어 주었으면 좋겠다.

<공산정체폭로에 큰 기여>문종진(군인·전북광산군송정읍황용리)
적치하 3개월의 체험은 우리민족의 최대의 시련이며 고난이었으므로 이 기록은 자손만대에 남겨주어 교훈으로 삼아야한다. 민족의 증언은 그 당시의 목격자나 실제증인의 이야기를 실었기에 더욱 실감이 나고 재미있다. 그러나 가끔 증인들의 서로 엇갈리는 증언이 나오고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유감스럽게 생각했다. 취재의 폭을 더 넓혀서 지방에서 일어난 일도 기록해 주기를 바란다.
6·25를 모르는 세대에 공산주의의 정체를 알리는게 민족의 증언이 지닌 사명감일 것이다.

<증인들은 더 정확한 증언을>노은숙(38.주부·전남광주시학2동616의3)
흔히 다큐멘터리들은 사실의 왜곡과 증거불충분으로 불신을 받기쉬운데 민족의 증언만큼 생생한 증언으로 시종됐음은 한국전사의 숨어있는 저변을 늦으나마 뒤지고 파헤쳐 활자화 했음은 다행한 일이다. 이는 정치·경제·종교·문화·외교면에서 후세에 역사적 자료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한국언론사상 커다란 수확이요, 중앙일보만의 자랑이라고 본다. 다만 아깝고 서운한 대목이 없지않은데 일례로서 모증인의 피난일지가 사실과 달라 현지 생존자의 반감을 사서 국부적이나마 독자의 불신이 염려되니 앞으로 증언자 여러분의 보다 더 진지한 사실에 충실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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