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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허브 4파전 … 인천공항, 제2터미널 날개 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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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북측 부지에서 내빈들이 단추를 누르자 대형 중장비들이 힘차게 땅에 파일(pile·건설공사용 말뚝)을 박기 시작했다. 동시에 여러 발의 폭죽이 푸른 가을 하늘을 오색으로 물들였다. 인천공항의 두 번째 여객터미널을 짓기 시작한다는 신호였다.

 제2여객터미널은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의 핵심시설이다. 연면적이 38만4000㎡(지하 2층, 지상 5층)로 제1여객터미널의 77% 규모다. 2017년 말 공사가 끝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처리 능력은 현재의 4400만 명에서 6200만 명으로 늘어난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축사를 하고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지구촌 축제로 치르는 데 (새 터미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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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터미널은 1터미널 북쪽 약 2.4㎞ 지점에 지어진다. 별도의 차량 진입로가 연결되고, 공항철도역·버스승강장 등을 갖춘 제 2교통센터가 함께 들어선다. 1터미널에서 2터미널까지는 차로 10분, 철도로 4분여 거리다. 환승객은 지하 셔틀트레인(IAT)으로 5분이면 두 터미널을 오갈 수 있다. 2터미널의 경우 터미널~교통센터 사이의 거리가 59m로 제1터미널(220m)보다 훨씬 짧다. 수속과 입출국 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무인 체크인·수화물위탁(self bag drop) 시스템과 안면인식 자동출입국 설비 등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2002~2008년 2단계 건설사업(4000m급 제3활주로)을 한 인천공항이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에 나선 것은 여객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이면 현재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란 게 공항공사 전망이다. ‘아시아의 허브 공항’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홍콩 첵랍콕, 일본 나리타,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이 대규모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공사의 이상규 건설본부장은 “수요에 따라 2035년까지 여객처리 능력을 최대 1억 명까지 늘리는 마스터플랜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2터미널 입주를 노리고 있다. 항공편과 시설 규모로 볼 때 대한항공이 입주하면 혼자서 쓰게 되고, 아시아나항공이 가게 되면 동맹(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와 함께 터미널을 이용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취항편이 가장 많은 대표 항공사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는 동맹사와 한곳에서 환승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2월 새 터미널 입주사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두 항공사 간 경쟁이 과열되자 결정을 2015년으로 미뤘다.

인천=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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