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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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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SOS는 모르스 부호중의 하나이다. 선박이나 항공기의 조난을 알리는 무선 전신의 신호로 쓰인다. 급박한 위난을 당한 배나 비행기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이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보르스 부호로 표시하면「···---···」이다. 짧게 세 번, 길게 세 번, 짧게 세 번.
이 부호가 제정되기 전엔 CQD를 사용하고 있었다.(Come Quick, Danger)『위험, 급래』의 약자이다. 그러나 이것을 모르스 부호로 표시하면 복잡하여 혼신이 되기 쉬웠다. 1906년 베를렌에서 열렸던 제1회 국제 무선 전신협의는 간결하고 정확한 조난 신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SOS는 뜻도 없이, 다만 부호의 간결성 때문에 제정된 것이다. 1912년부터 세계적으로 공인되었다.
속칭 SOS가(Save Our Ship)(『우리 배를 구해 주오』)의 약자로 알려진 것은 통신사들의 기의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 교회의 설교 가들은(Save Our Souls)(『우리 영혼을 구해주소서』)로 도 쓰고 있다.
이 지구상의 어디서든지 이 조난 신호를 받은 무선국은 다른 일절의 무선 통신은 밀어두고 그것만을 우 선으로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조난을 한 배나 비행기를 구조하는 일에 최선이 조치를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때문에 주파수도 B 전파는 500KC로, AI전파는 2091KC로 고정시켜 놓고 있다. 이것은 세계 각국이 공통이다.
이번 남영호 침몰로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것은 무선 통신의 혼미에도 원인이 있다. 3백여 명의 사람들이 침몰되어 가는 배의 난간을 붙들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는 생존자의 증언은 눈물겹고 안타깝다. 이들은 구조선만 기다리다 허망하게 죽어갔다.
겨울 바다의 세찬 파도 속에서 12시간의 표류는 견디기 힘든 일이다. 사람은 체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면 혼수상태에 이른다. 모두 죽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지금 SOS의 국내수신 여부가 시비에 오르고 있는 것은 더없이 불쾌하다 SOS의 발신은 의심할 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일본 쪽에서 이 신호를 받고 출동을 한 형편이니 말이다.
문제는 이쪽에 있다. 추신시설이 좋지 않았다면 당국은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수신자의 직무유기라면 이것은 더 이를 데 없는 것이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배를 타고, 비행기를 타는 국민의 처지만 서글퍼진다. 실로 믿을 자는 아무도 없지 않은가. 『누구를 위한 관리』인지 국민의 회의는 더욱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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