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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족 6명이 떼죽음도 부모 잃고 5남매 고아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남영호 침몰사건으로 온통 울음바다가 된 북제주군 사좌면 해안 가의 종달리 부락은 이번 사고로 일가족 6명이 한꺼번에 참변을 당하는 등 26명의 희생자를 냈다.
4백30여 가구 2천여 명의 주민이 모여 사는 이 마을에는 부산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아 여느 때도 부산 왕래가 잦았다. 이번 조난자들도 부산에 있는 친지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가던 사람이 많았다.
이 마을 채씨 집안은 이번 사고로 한꺼번에 6명의 가족을 잃었다.
외손자 고영길씨(25·부산시 중구 충무동 3가3 자갈치 시장 잡화상 경영)의 결혼식을 보러가던 할머니 조수덕씨(60·종달리846)를 비롯, 장남 채재춘씨(41), 2남 용보(33), 손자 원철군(12·재춘씨의 장남), 영복양(7·용보씨 2녀)과 외손자 오영진군(10)이 고스란히 비명에 갔다.
세차중학교 3년 생인 오영진 군은 4대 독자로, 홀로 남은 아버지 오봉규씨(56)는『대가 끊겼다』고 넋을 잃었다. 신연옥씨(35·서귀읍 서귀리83l·서귀 철공소 주인)와 아내 양영자씨 (25) 7개월 된 세 째 딸 등 일가 3명도 한꺼번에 변을 당해 장남 성익군(17) 등 어린 5남매들이 불시에 고아가 됐다.
신씨는 재료를 사러 부산에 가던 길이었고 아내 양씨도 남편을 따라 배추 장사를 처음으로 나가던 길이었다.
이웃 사람들은 신씨 집이 대지임대차 기간이 끝나 헐릴 판이라 남은 5남매가 길바닥으로 쫓겨나게 된 형편이라면서 신씨 일가의 불운을 안 타 까와 했다. 【서귀포=임시취재반】

<생존자 12명 명단>

<선원>=3명▲강태수(53·항해사·부산시 영도구 남항동2가27) ▲김박지(29·통신사·부산시 남부민동 1가23) ▲김중현(24·제주 남군 서귀포읍)

<승객>=9명▲박순자(30·여·영일군 구룡포) ▲천금숙(22·여·제주도 북군 구좌면) ▲오양희(39·여·부산시 영도구) ▲강기정(24·제주 남군 서면) ▲김낙기(29·육군5사단) ▲이중욱(15·서울 성동구) ▲양순철(26·제주 북군 구좌면 연평리911) ▲김정순(32·여·서울 성북구 미아동) ▲최옥화(55·여·제주 북군 구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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