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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감에 개성과 아이디어를-가정 직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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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량 생산의 현대에 있어선 남들과 다른 개성 있는 차림새가 멋의 포인트가 되고 있다. 특히 옷에 있어서 옷감의 선택은 다양한 「액세서리」 종류와는 달리 공장을 통한 대망생산의 산물이므로 개성을 살리기가 힘든 분야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기계가 아닌 손으로 만드는 것, 오직 한 개뿐인 것에 관심이 쏠리고 옷감까지 집에서 손수 무늬를 넣고 짜는 「직조」가 하나의 실용적인 취미로 퍼져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고유의 삼베·모시를 빼고는 도시 여성들이 취미로 천을 짜는 모습은 극히 드물다. 각 가정 대학에서는 직조를 과목으로 하고 있으나 문제는 소규모의 가정용 천 짜는 기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종의 실로 다양한 무늬를 내기 위한 가정용 개량 직조기가 필요하다. 몇몇 가정 대학에선 자체적으로 직조기를 고안하여 조립해서 쓰고 있다. 연세대 가정대학에선 몇 년 전 이공대학의 연구로 간단한 직조기를 고안하여 쓰고 있는데 베틀의 원리를 이용하여 철공소에서 마출수도 있으나 자작비와 기술 등 문제가 많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직조기술을 익혀 가정용 직조기를 쓰고 있는 「디자이너」 김희씨는 『1m이하의 폭으로 옷의 「디자인」에 맞추어 무늬를 짤 수 있다.』고 말하면서 옷감뿐만 아니라 「머플러」, 바닥깔개와 벽걸이까지도 예술적으로 창작할 수 있다고 한다. 직조에 쓰이는 실은 잡아 당겨봐서 끊어지지 않는 것이면 무엇이나 가능하다. 연세대 가정대학 서유규 고수는 『실에 따라 같은 평직이라도 무늬가 다르게 보일 수도 있고 무늬와 배색도 실의 질감이 크게 좌우한다.』고 말한다.
보통 소규모 직조기로는 평직·능직을 많이 하는데 가로·세로 똑같은 비율로 하는 평직은 실 쓰기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나타낸다. 「트위드」 혹은 「홈스펀」 옷감도 모두 여러 가지 질감의 실을 섞어 쓰는 평직에 속한다. 옷감에 사선이 나타나게 가로·세로를 엇비슷한 비율로 짜는 능직은 주로 「체크」무늬를 내는데 재미있게 쓰고 있다.
서유규 교수에게 간단한 직조 요령을 들어보면 우선 실의 굵기와 색을 잘 생각하여 무늬를 정하고 짜야할 분량을 가름한다. 주먹구구식으로 무늬를 생각해가면서 짜는 것보다는 미리 무늬를 「스케치」해놓고 보면서 짜면 좋다.
다음 실을 다듬어야 하는데 원하는 길이를 정해 똑같이 여러 겹으로 즉 헝겊 너비에 소요되는 만큼의 두께로 고르게 정리해 둔다.
실은 직조기에 감는 부분을 「빔」(막대기 모양)이라고 하는데 「빔」에 실을 감은 후 실 한올한올씩 종광에 맞추어 끼운다. 종광은 개량식 직조기엔 보통 4개가 있는데 수십개의 철사로 중간에 실을 꿰는 구멍이 있어 실 한올 씩 통과하게 되어있다. 종광 4개가 오락내리락하게 조작하는데 따라 무늬가 생긴다.
종광 앞에 종광을 통해 나온 실을 빗처럼 한올 씩 통과시키는 「바디」가 있다. 「바디」는 종광에서 아래·위 각각 다르게 실이 무늬 따라 나오는 것을 고르게 걸러주어 다음 앞에서 북이 움직이기 좋게 해준다. 즉 「바디」를 한 번 앞으로 움직임에 따라 북을 끼우고 나면 한 올씩 완성되는 것이다.<윤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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