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 영결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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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고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 발인식. [뉴시스]

고(故)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영결식이 2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고인은 지병으로 7월부터 치료를 받다 지난 18일 새벽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85세.

 1928년 독립운동가 최능진 선생의 장남으로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박정희, 박근혜 부녀 대통령과 40년에 걸쳐 남다른 인연을 맺어왔다. 별세 사흘 전 “이제는 큰 영애가 (대통령이) 됐으니 박정희 대통령께 보고하러 가야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서울고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를 졸업했다. 1960년 11월 외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63년까지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7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의전비서관, 79년엔 공보비서관을 지냈다. 80년부터 93년까지 아랍에미리트·뉴질랜드·스웨덴·리비아 대사 등을 역임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74년 박 대통령이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타계로 퍼스트레이디 대행을 할 때 만났다. 이후 생의 마지막까지 후견인 역할을 자처해왔다. 고인은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 바레인 대사로 발령이 났을 때에도 끝까지 박 대통령의 비서로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2002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출범시키자 운영위원으로 참여했고, 2005년엔 박 대통령 후임으로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맡았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정수장학회가 보유한 문화방송(MBC)과 부산일보 지분을 팔아 당시 박근혜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우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사장직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당시 고인은 “임기인 2014년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며 사퇴를 거부했지만 지난 2월 25일 박 대통령이 취임하자 스스로 물러났다. “정치권에 누를 끼치게 될 것을 우려해 그동안 이사장직을 지켰다”는 게 고인의 설명이었다.

 박 대통령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보내 조문하고, 유족들에게 애도 편지를 보냈다. 유족은 부인 이부순씨, 아들 우석(TV조선 정치부장)씨, 딸 순미(윈 여성병원 원장)·원유(도도디자인 대표)씨, 사위 박영환(대한항공 의료센터 의사)씨 등이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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