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3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2013삼성화재배 상하이서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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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32강전>
○·저우루이양 9단 ●·박영훈 9단

제1보(1~11)=상하이 하늘이 맑고 푸릅니다. 바람도 시원하고 목을 찌르던 탁한 공기도 어디론가 사라진 느낌입니다. 오기 전에 계란이 저절로 익고 삼겹살이 구워지는 뉴스를 봤는데 그새 계절이 변한 겁니다. 9월 2일 상하이 메리어트 호텔의 개막식에서 지난해 우승자 이세돌 9단은 꽤 비장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사로서 요즘 한국바둑의 참패가 무겁게 느껴진 탓이겠지요. 시니어 몫의 서봉수 9단은 모처럼의 나들이에 환한 얼굴이고 만삭 투혼을 불태웠던 이민진 7단은 아쉽게 비행기를 타지 못했네요.

 8개 조 중 먼저 F조의 바둑을 소개합니다. 사실 ‘죽음의 조’는 최철한 9단(한국4위), 퉈자시 3단(중국1위), 김지석 9단(한국2위), 그리고 16세 신예 커제 4단으로 구성된 D조라는 게 만장일치 의견이었죠. 그러나 박영훈 9단(한국6위), 저우루이양 9단(중국6위), 조한승 9단(한국9위), 뉴위텐 7단(중국17위)으로 짜여진 F조도 만만치 않게 힘든 조입니다. 저우루이양은 올해 바이링(百靈)배에서 우승한 강자지요. 박영훈도 2007년 후지쓰배에서 우승했습니다.

 돌을 가려 박영훈의 흑입니다. 6의 협공에 이어 8이 눈에 띄는데요, 이 수는 처음엔 일본 기사들이 주로 두었는데 지금은 중국과 한국까지 대 유행입니다. ‘참고도1’은 아주 옛날 정석입니다. 백1,3으로 처음부터 패망선에 돌이 많이 간다는 게 약점이었지요. 백8은 ‘참고도2’를 기대하는 수라고 보면 됩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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