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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문화 나들이]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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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서 신구(왼쪽)의 연기는 사실적이다. 몸은 구부정하고 쇠약하며 손발은 덜덜 떨고 목소리는 힘없이 갈라진다. 실제 몸져누운 아버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사진 신시컴퍼니]

무대 적시는 아버지의 삶 … 렌즈에 담긴 한국 현대사 …

한가위 보름달 아래 모두가 넉넉해지는 시기다. 천금 같은 닷새 연휴.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들이 추석 명절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전시·공연 등을 골랐다. 청명한 하늘과 함께하는 고궁 나들이도 추천한다. 알알이 익어가는 곡식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풍성하게 채워 보자. 가족·친구·연인 등의 손을 잡고 사람 사는 맛을 나눠 보자.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서울 서초동이 울음바다가 됐다. 연극은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 이야기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가 고통으로 인한 간성혼수 상태에서 “굿을 해달라”고 말했던 것에 대한 충격으로 인해 시작됐다. 아파도 아프다고 하지 못하고, 보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우리 시대 아버지를 향한 망부가다. 죽음을 앞둔 시기, 부모 자식 간에 벌어진 사건과 그걸 기억하는 가족 각각의 시각을 섬세하게 풀어간다. ‘꽃보다 할배’로 주가가 높은 신구씨가 아버지로 나오고, 따뜻한 어머니 역은 손숙씨가 맡았다. 19·22일 오후 3시, 20·21일 오후 3시·7시30분. (18일 공연 없음) 서초동 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 3만∼5만원. 02-577-1987.

창극 ‘서편제’

창극 ‘서편제’에서 특별 출연해 ‘심청가’ 중 한 대
목을 토해내는 명창 안숙선. [사진 국립극장]영화·뮤지컬 버전의 ‘서편제’보다 묵직하다. 지난 3월 초연 무대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창극이 얼마나 차지고 구성지며 뭉클한지를 보여 준다. 어린 송화는 애틋했고, 늙은 송화는 찡했다. 소리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일류 소리꾼들이 보란 듯이 한판을 벌인 게 주효했다. 노년 송화로 출연한 안숙선 명창이 극의 마지막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부르는 대목이 압권이다. 이 장면 하나로 표값 충분히 한다. 김명화 작, 윤호진 연출, 양방언 작곡. 올해 국립레퍼토리 시즌 개막작이다. 18·19·21일 오후 3시, 20일 오후 3시·8시. (22일 공연 없음)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7만원. 02-2280-4114.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

고전 중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춘향가’와 ‘심청전’. 이 두 가지를 섞었다. 심봉사의 딸 심춘향과 몽룡이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변학도도 변신한다. 탐관오리가 아닌, 사랑에 충직한 순정남으로 그려진다. 심봉사 역시 딸을 위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버지로 업그레이드되며, 방자는 춘향과 몽룡의 야반도주를 돕는다.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재미가 쏠쏠하다. 극본 박새봄, 연출 최성신. 18일 오후 2시, 20·22일 오후 2시·6시30분, 21일 오후 3시·7시30분. (19일 공연 없음). 서울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5만∼7만원. 추석 연휴 30% 할인. 1544-1555.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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